하나자산운용 홀로서기
자투리펀드 전락 1호 ETF 상폐 돌입
②'KTOP 코스피50' 11년 만에 뒤안길로...조직개편 준비단계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운용이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와의 조인트벤처(JV)를 끝내고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UBS가 보유하고 있던 하나자산운용의 지분 51%를 하나증권이 전량 인수하게 되면서다. 17년여 만에 홀로서기를 선언한 하나자산운용의 당면 과제와 계열사인 하나대체투자운용과의 합병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10년 가까이 하나자산운용의 유일무이한 상장지수펀드(ETF)로 활약해온 'KTOP 코스피50 ETF'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지경에 놓였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와 조인트벤처(JV) 청산 후 KTOP ETF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신탁원본액(설정액)이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ETF로 지정된 'KTOP 코스피50 ETF'의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23조 제4호에 따라 신탁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ETF 포함)는 자산운용사 재량으로 투자신탁을 해지할 수 있다. 8일 기준 KTOP 코스피50 ETF의 설정액은 26억7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KTOP 코스피50 ETF의 유가증권시장 퇴출은 하나자산운용에게 뼈아플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해당 ETF는 하나자산운용의 ETF 시장 진출을 알린 신호탄이 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11월에 KTOP 코스피50 ETF를 선보이며 ETF 경쟁에 뛰어들었다.


KTOP 코스피50 ETF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하나자산운용의 1호 ETF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KTOP 코스피50 ETF는 지난 10년여간 하나자산운용의 유일무이한 ETF로서 'KTOP' 브랜드의 명맥을 이어왔다. 이는 KTOP 코스피50 ETF을 출시한 뒤 후속작을 내놓지 않으면서 빗어진 결과다. 조인트벤처 파트너였던 스위스 UBS가 ETF 비즈니스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면서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대주주 변경(조건부)이 이뤄진 지난 3월을 전후해 신상품 3종(K200·단기금융채액티브·회사채 A+이상액티브)을 잇따라 선보인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UBS와 결별하게 된 만큼 하나자산운용이 ETF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걸로 전망된다. 10년의 공백으로 인해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7일 기준 하나자산운용 KTOP ETF의 순자산은 3574억원으로, 바로 앞순위인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ETF(1조8134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ETF를 전담할 조직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KTOP ETF의 정상화에 회의적인 이유다. UBS와의 결별이 기정사실화된 지 8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ETF 인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나UBS자산운용 시절과 마찬가지로 주식운용본부 산하의 투자공학팀에서 ETF를 도맡고 있다. 3개의 팀(운용·마케팅·상품)을 거느린 본부급에서 ETF를 전담하고 있는 대형사들과는 상이한 대목이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올해 3개의 신상품을 선보인 것"이라며"ETF를 포함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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