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국내 최초 지식재산권(IP)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 아이디벤처스가 문화·콘텐츠 영역까지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나섰다. 3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하며 '제 2의 타파스미디어'를 발굴할 실탄을 두둑이 확보했다.
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아이디벤처스는 이날 결성총회를 열고 'IBK IDV 글로벌 콘텐츠 투자조합 2호'를 출범했다. 2017년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352억원 규모로 조성한 'HUAYI-IDV 글로벌 콘텐츠 투자조합'에 이어 두 번째로 결성한 문화·콘텐츠펀드다.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으로 문화계정 펀드를 운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디벤처스는 지난 4월 한국벤처투자가 주관한 '모태펀드 문화계정 2023년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내며 펀드 결성에 착수했다. 당시 격전지로 꼽힌 'K-콘텐츠IP'부문에서 약 3대 1 경쟁률을 뚫고 15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했다.
앵커LP(주축 출자자)는 펀드 약정총액의 절반을 책임진 모태펀드다. 나머지 자금은 운용사출자금(GP커밋)을 비롯해 IBK기업은행,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끌어 모았다. GP커밋 비중을 높게 설정한 만큼 책임운용과 펀드 수익률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펀드 결성시한이 임박해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하진 못했지만, 조만간 출자를 검토 중인 기관도 있다. 아이디벤처스는 해당 기관이 6개월 내 펀드 출자를 원할 경우 기존 LP 전원동의를 받아 운용사 출자분 중 일부를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신가형 글로벌투자본부장이 맡는다. 신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와 동대학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 후 포스코, 에이티커니,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10년 벤처투자 업계에 입문했다. 10여년간 누적 투자금액 510억원, 회수금액 88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준수한 투자 실적을 갖춘 베테랑이다. 두나무, 뤼이드, 에이피알, 에이치투오호스피탈리티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신 본부장은 대성창업투자 재직 당시 문화·콘텐츠펀드를 운용해본 경험이 있다. 아이디벤처스 합류 후에는 글로벌투자본부를 총괄하며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등을 발굴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지난해 한국벤처투자 최우수심사역을 수상하기도 했다.
핵심운용인력으로는 유강욱 수석팀장이 참여한다. 유 수석팀장은 전공인 생화학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분야에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심사역이다. 밸로프, 야나두, 엔퓨전, 메이커스타, 플레인베이글 등 기업에 118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밸로프의 경우 코스닥 시장 상장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까지 완료했다.
아이디벤처스는 이번 펀드를 앞서 결성한 문화·콘텐츠 1호 펀드와 비슷한 형태로 운용할 계획이다. 문화·콘텐츠와 관련 있는 딥테크나 저작권 IP를 융합한 중소·벤처기업에 프로젝트 대신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게 골자다. 여기에 그동안 축적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포트폴리오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아이디벤처스는 이번 펀드 결성으로 운용자산(AUM) 규모를 3383억원까지 확장했다. 운용 중인 펀드 개수는 15개다. 운용자산은 현재 청산을 추진 중인 펀드들이 있어 소폭 변동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내 IDV U-테크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약정총액 100억원)을 청산하고, 뒤이어 4~7호 펀드의 청산 작업을 순차 진행할 예정이다. IDV U-테크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의 경우 내부수익률(IRR) 기준 18% 이상의 실적이 예상된다. 이미 투자원금의 1.8배를 LP들에게 배분했다.
아이디벤처스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창립 12년 만에 역대 최고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펀드 결성부터 투자→회수→청산→재결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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