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옳은 길을 걷는 기업의 자세
이재용 취임 1주년...'뉴삼성'은 어떤 모습?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0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출처=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과거 1970년대 불의의 사고로 지아비를 잃고 홀로 자식들을 키우던 과부가 있었다. 배운 것 하나 없이 홀로 어린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술집을 운영했던 여자는 커가는 자식들 뒷바라지가 버거워 손님들에게 술만 팔지 않고 그 이상을 했다.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며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했던 여자는 하나 둘 나이가 들어 늙어갔고, 자식들이 다 크자 술집도 문을 닫았다. 자식들은 그런 어머니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컸다. 하지만 어른이 된 자식들은 어머니가 술만 팔아서 자신들을 키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런 어머니를 보고는 과연 존경해야할 지 비난해야할 지 고민에 빠졌다.


힘들게 오직 자식 만을 바라보며 술집을 운영한 그 과부에게 비난을 퍼부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라도 자식을 힘들게 키웠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보낼 것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도 정부도 마찬가지다. 과거 힘든 시기에 기업과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때로는 불법을 저지르기도 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관행처럼 굳어져 당연시 됐던 일들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할 때도 있다. 때문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국민들을 위해 거대한 경제 성장을 이뤄 놓고 난 뒤 되돌아보면 어두운 역사와 그림자를 남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기업 경영에 있어 투명하고 올바른 경영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중요도도 급격히 올라갔다. 이제는 더 이상 기업이 실적만 올리고 무작정 돈만 버는 시대는 끝났다.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하고, 과거의 과오가 있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바꿔야 한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늘리고 직원들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무작정 월급을 많이 준다고 좋은 기업도 아니고 무조건 많은 이익을 낸다고 일류 기업이 아니다.


윤리경영을 넘어 올바른 방법으로 기업을 운영해 성과를 창출하는 정도경영(正道經營)에 힘써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를 크게 따돌리는 초격차의 기술력을 선보여야 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은 과거 이건희 선대 회장의 삼성으로 돌아갈 수 없다. 시대는 바뀌었고,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은 이제 돈만 벌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시대에 국민들에게 사랑 받고, 법을 어기지 않으며 관행이 있더라도 이를 거부하고 정도를 지켜야 하는 회사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3주기가 끝났다. 이 회장한테 무조건적으로 과거 이건희 회장 때 삼성의 모습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아직 이 회장은 그동안 얽힌 매듭인 '사법 리스크'를 풀어야 한다. 과거에는 희생이 있어도 빠른 길을 택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걸려도 옳은 길을 가야 한다. 이제 막 이재용의 '뉴삼성'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과거의 매듭을 풀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삼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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