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취임 1주년
사법 리스크 의식 '정중동'
별다른 메시지 없이 '뉴삼성' 만들기에 집중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3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 회장이 취임 1주년인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수행원들과 함께 법원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한보라 기자)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별다른 취임 1주년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사법 리스크를 의식한 신중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1년 간 대규모 투자로 미래 사업 기반을 다지고 경영 투명성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뉴삼성' 만들기를 위한 조용한 움직임만 보여주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인 27일 오전 9시 41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앞에 도착했다. 지난해 회장 취임 당시와 마찬가지로 '계열사 부당합병·회계부정' 공판에 출석하기 위함이다. 


법원 출석과정에서 이 회장의 취임 1주년를 맞아 소회를 묻는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 없이 법원 안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취임 1주년 행사도 별도로 계획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이사회가 이 회장의 회장 취임을 결정한 지난해 25일에도 별도 취임식이나 취임사는 없었다. 당시 이 회장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를 남긴 것이 전부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부당 합병을 지시한 혐의로 3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도 이어지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경영 활동에 지장이 갈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 회장은 지난 25일 수원 이목동 가족 선영에서 열린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3주기 추모식에서도 공식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선친인 이건희 회장 3주기 때는 고인을 기리는 마음에서 추모의 마음이 분산되지 않길 바라 메시지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사법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취임 1주년에도 대외적으로 포부를 밝히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5일 삼성 사장단 오찬 때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구체적인 구두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의 메시지는 전하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SDI, 삼성SDS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결정했다. 나머지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도맡고 있지 않은 곳은 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선임 사외이사 제도는 대표이사,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뽑아 이사회를 견제토록 하는 목적을 가진다. 선임 사외이사에게는 경영진에게 현안 보고를 요구하고 이사회 운영 전반을 협의할 권한이 있다.


이 회장 취임 이래 과감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3개 분야(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에 총 4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평년대비 연평균 30% 이상 증가한 투자 규모다.  


반도체 부문은 별도 투자도 집행한다. 투자는 메모리 대비 상대적으로 약세인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위주로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300조원을 들여 경기도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170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아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이재용 취임 1주년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