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해운운임 악화 속 실적 선방
현대·기아차 내륙물류 덕 본 듯…12조 들여 자동차선박 투자도
(출처=금융감독원)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해운시황 악화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달성했다. 완성차업체를 상대로 한 내륙운송에서 재미를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연결기준 올 3분기 매출이 6조33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8% 감소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6% 줄어든 384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0.7%포인트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시장은 현대글로비스가 사실상 큰 폭의 실적성장을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감소한 것은 해상운임과 관련된 착시효과에서 비롯됐단 이유에서다. 실제 대표적인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평소 1000대 수준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물동량 폭증으로 5000선까지 치솟은 뒤, 현재는 900대로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올 3분기까지 낸 누적영업이익이 1조2034억원인데 이는 팬데믹 전인 2019년 연간이익(8765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해상운송부문에서 깎인 마진을 내륙운송 등으로 상쇄한 덕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물류사업부 매출은 2조24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0.3% 늘어난 1903억원을 기록했다. 해운시황 정상화로 컨테이너 및 항공운송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현대차·기아 등 그룹 완성차업체의 내륙운송 매출이 증가로 마진을 끌어 올렸다.


반대로 해운 및 유통사업부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먼저 해운부문의 올 3분기 매출고 영업이익은 각각 1조0363억원, 51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7%, 54.1% 감소했다. 자동차선 확보에 애를 먹은 가운데 벌크선 시황악화가 겹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글로비스는 2조4922억원을 들여 자동차선 12대를 확보, 해운부문의 수익성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반조립제품 및 비철 트레이딩을 벌이는 유통사업부 매출은 3조497억원으로 전년 3분기 대비 7.5%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31.4% 감소한 1422억원에 그쳤다. 부정적인 환율, 비철 시세 하락 및 트레이딩 물량 감소 여파를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한편 현대글로비스의 올 3분기 순이익은 24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작년보다 영업외비용이 소폭 축소된 가운데 법인세 납부액이 일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