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현대차 업고 중고차금융 키우기
불황 속 캐피털 업계, 현대차그룹 캡티브 금융사 수혜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0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 신사옥 전경(제공=현대캐피탈)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를 등에 업고 중고차금융 규모를 빠르게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등 여파로 캐피털업계가 불황에 시달리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은 중고차금융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캡티브(계열 전속) 금융사라는 지위 덕분에 업황악화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의 중고차시장 진출은 현대캐피탈에는 신규 수익원 창출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달 24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해 중고차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 및 기아를 통해 중고차를 구매하는 개인고객에게 할부금융을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캐피탈의 영업이익은 2330억원, 순이익은 18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2691억원), 순이익(2446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13.37%, 23.0% 감소했다. 반면 영업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222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5198억원으로 늘었다. 1년 동안 13.37% 증가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캡티브 금융사다. 현대차그룹과의 공고한 협력 덕분에 안정적 영업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가중돼 오히려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매출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수익은 늘었지만 이익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셈이다.


국내 중고차시장은 대표적 '레몬마켓'으로 꼽힌다. 레몬마켓은 정보 비대칭성 등 영향으로 저급한 품질의 제품이 유통되는 시장을 말한다. 자동차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례가 다수 발생하 레몬마켓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이와 같은 상황은 중고차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막기 때문에 중고차시장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현대차그룹은 '인증중고차' 시스템을 도입해 품질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현대차의 행보는 품질 우려로 중고차시장에 등을 돌리던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차 수요가 현대차그룹의 인증중고차로 집중돼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시장점유율 상한선을 정해 기존 중고차 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2024년 4월까지는 2.9%, 2025년 4월까지는 4.1%로 시장점유율을 제한했다. 국내 중고차시장 규모는 연 30조원에 이른다. 현대차가 상한선까지 점유율을 확보한다고 가정해도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중고차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현대차 및 기아가 중고차사업에 공식 진출하지 않았을 시기에는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자산은 대부분 신차금융에서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자동차금융 규모는 27조243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차금융이 24조5741억원, 중고차금융이 2조6697억원이다. 중고차금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한데,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시장 진출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의 중고차금융 자산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금융에 치우친 수익구조의 다각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고차금융 취급 규모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모그룹의 중고차시장 진출 등 변화된 영업환경에도 현대캐피탈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사업과 맞물려 신규 중고차금융 상품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캡티브 금융사라는 지위를 통해 금리 등 조건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인증중고차에 맞는 상품을 런칭할 예정"이라며 "적합한 상품 개발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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