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카카오페이손보, '적자 늪' 탈출 언제?
상반기 181억 순손실, 누적 적자 442억…장영근 대표 선임 '승부수'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영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대표이사(제공=카카오페이)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지난해 10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매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 9개월 만인 지난 7월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23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 첫해인 지난해 2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 85억원, 2분기에도 96억원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8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 규모가 442억원에 달한다.


◆ 출범 9개월 만에 수장 교체…장영근 대표, IT‧인슈어테크 전문가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출범 당시 보험시장 판도를 바꿀 '메기'로 기대를 받았다. 이후 온라인 금융사기 피해를 보장하는 금융안심보험과 홀인원보험, 여행자보험 등 3개 상품을 출시했으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관련 상품들이 이미 다른 손해보험사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고 보장 내역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특히 해당 상품들이 보험료가 저렴하고 가입기간이 짧아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 아닌 만큼 카카오페이손보의 실적 개선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 9개월 만에 CEO(최고경영자)를 교체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7월 주주총회를 열고 장영근 대표를 제2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출범 9개월 만에 설립을 주도한 최세훈 전 대표를 고문으로 옮기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장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5년 7월까지다.


장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IT 및 인슈어테크 전문가로 평가된다. 인슈어테크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보험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의하는 용어를 말한다.


장 대표는 1976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매사추세츠공대(MIT) MBA 과정을 거쳤다. 이후 SK텔레콤과 베인앤컴퍼니에서 활동 후, IT 스타트업 랩식스케이를 창립했다.


장 대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볼트테크코리아 대표로 근무하며 인슈어테크 시장 공략에 집중해 왔다. 볼트테크는 홍콩에 본사가 있는 퍼시픽센츄리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13개국에서 디지털 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 수익성 개선 위해 B2B 고객 확대·관계사 협업 전망


보험업계에서는 하반기 카카오페이손보의 실적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대주주인 카카오페이가 하반기 자회사 적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약속해서다.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한 카카오페이손보의 사업 방향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디지털 보험사로서의 차별화한 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과 동시에 B2B(기업간거래) 고객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근무했던 볼트테크의 영업 방식을 일부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볼트테크는 현재 북미와 아시아 및 유럽 30개 시장에 진출해 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보험사와 유통 파트너 그리고 고객을 연결해 보험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보험 거래소 방식을 사업 모델로 삼고 있다. 230여개의 보험사를 유통파트너로 두고 있으며, 6000여개의 상품을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다.


장 대표는 실적 개선을 위해 카카오 관계사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 대표는 볼트테크 대표로 있던 2020년 LG유플러스와 디지털 디바이스 보험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앞서 장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국내 최초 테크핀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어떤 보험을 팔지'보다 '어떻게 보험의 가치를 전달할지'에 고민하는 카카오페이손보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만들어진 기틀 위에서 테크 기반의 새로운 시도로 사용자들이 온전히 보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손보가 수익성을 개선하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열사 손해보험과 증권의 적자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결제서비스 이외에 이익에 기여하는 영업 부문이 없다"며 "금융업 특성상 손해보험과 증권의 적자 축소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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