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그룹 자금이동]
불안한 부동산PF…토스뱅크 출자에 자금 묶이나
②IPO 투자차익 목적, 유동성 낮아…PF 부실 대응여력 우려도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0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한국투자금융그룹(한투그룹)의 자금이 상당 부분 토스뱅크 지분 투자로 이동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자칫 한투그룹의 자금이 묶여 PF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24일 딜사이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토스뱅크 지분 투자는 카카오뱅크 투자 때와는 결을 달리한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카카오뱅크 지분 투자는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차원이었던 반면, 토스뱅크 투자는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얻기 위한 취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금융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뱅크 2대 주주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토스뱅크라는 또 다른 인터넷은행에 자금을 추가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각기 다른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며 "토스뱅크에 대한 출자는 투자 차익을 얻고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 하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토스뱅크 IPO가 단기적으로 이뤄질 사안은 아니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올해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지난 7월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를 달성하면서 이제 막 분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빨라야 내년께 연간 흑자 달성해 오는 2025년 IPO를 준비할 수 있는 셈이다.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IPO 직후 주가가 8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2만원 수준까지 낮아졌고, 케이뱅크는 올 초 IPO를 추진하려다 철회하는 등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투심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자금이 토스뱅크에 묶이는 사이, 부동산 PF 리스크가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장 안정화를 이끌었던 일련의 정책들은 정상적인 PF 사업장들이 자금경색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고 리파이낸싱으로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것이 골자였다"며 "고금리의 장기화 기조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정부도 모든 사업장을 무분별하게 지원할 수는 없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사업성이 낮은 PF를 중심으로 무너지는 곳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의 PF 투자로 인해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가 큰 곳으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의 합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기준 9조6000억원"이라며 "자료 수집 한계를 고려하면 실질 익스포저는 이보다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특정 금융사를 막론하고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투자금융그룹은 PF 익스포저 규모가 큰 데다가 토스뱅크 출자까지 확대하고 있어 부실 발생 시 손실 흡수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측면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토스뱅크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투그룹 관계자는 "큰 외부 변수가 없는 한 토스뱅크의 4분기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안정적인 예금 흐름과 여신 성장세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수익성 확보, WM 사업 확장 등 비이자수익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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