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비, 중고 거래 업고 적자 벗어날까
연내 중고 명품 거래 비중 30%→40%·영업흑자 달성 목표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8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트렌비 홈페이지 내 중고명품 카테고리 캡처)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적자늪' 트렌비가 중고명품 거래 시장을 공략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고명품의 경우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재고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소요돼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중고명품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4일 트렌비 관계자는 "연말까지 중고명품 거래를 40%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2년 전부터 중고명품 사업을 시작, 오퍼레이션 구축과 감정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현재 많은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통해 서비스 고도화 한 덕에 연초 18% 수준이던 중고명품 거래 비중이 8월 들어 30%를 넘어섰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렌비가 중고명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은 실적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만 봐도 이 회사의 매출액은 828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줄었고, 영업손실은 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95억원 줄긴 했지만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무신사와 에이블리 등 대다수 패션플랫폼이 명품을 취급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데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오프라인 수요가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아울러 신품 대비 중고 명품의 수익성이 높은 것도 트렌비가 사업 확장을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중고 명품의 경우 신품 대비 마진율이 2배 가량 높다. 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제품을 장기간 소유하는 것보다 다양한 제품을 경험해보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가 조성된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선 트렌비 관계자도 "자사 이용 고객을 분석한 결과 신품보다 중고명품을 구매하는 횟수와 금액이 훨씬 컸다"며 "고객당 새 상품을 구입하는 횟수는 연 평균 1.9회에 그친 반면 중고명품은 7.3회에 달했고, 연평균 지출금액도 중고명품(500만원)이 신품(90만원)보다 약 5.6배 높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고명품 거래 비중이 연내 40% 이상까지 확대되면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렌비는 현재 중고명품 사업을 고도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 간 명품을 교환할 수 있는 '셔플' 시스템과 다양한 명품 제품을 렌탈 하듯 즐길 수 있는 '바이백'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 여기에 LF의 라움워치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고명품 시장에서 오래 전부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계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다만 시장에선 트렌비의 이 같은 중고명품 사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해당 시장 규모가 기존 명품 대비 현저히 작은 데다 재고 관리가 쉽지 않단 이유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명품 시장에서 중고명품이 차지하는 규모는 10% 안팎이고, 이마저도 여러 업체가 나눠먹는 상황"이라며 "중고명품 사업을 이 회사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패로 쓰기엔 위험 요소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 상품 취급 시 새 제품에 비해 물류센터 유지 및 인력 보강 등 고정비가 추가로 소모되는 만큼 트렌비가 이를 감당할 만한 체력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트렌비 관계자는 "서울 금천구 가산에 약 1000평 규모로 물류센터에서 중고명품에 대한 감정 및 재고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전사적 역량을 중고명품 사업에 집중시켜 트렌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중고명품) 서비스를 선보이면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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