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M&A 역량 현저히 떨어져"
해외건설협회 세미나, "정부 지원 확대해야"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22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7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해외건설분야 해외기업 M&A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구축 및 방안 연구 관련 성과 확산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제공=KIND)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해외진출이 필요한 국내 중소규모 건설사에 제공하는 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설사의 인수·합병(M&A) 역량이 사업 역량 대비 떨어져 진입장벽이 높은 신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 등은 M&A 과정에서 필요한 재무적·법률적 검토 등을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지원해야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외건설협회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법무법인세종 등 3개사는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서 '해외건설분야 해외기업 M&A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구축 및 방안 연구 관련 성과 확산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에서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를 설명하고 국내 건설사의 해외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엔 정기철 KIND 투자관리본부장 등 약 50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기업 M&A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본부장이 인사말을 마친 뒤 ▲해외건설협회 ▲딜로이트안진 ▲세종 순으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세 회사는 해외건설시장의 흐름을 크게 ▲에너지사업 ▲친환경 역량 ▲고부가가치 원자재 생산력 등 세 가지 요소를 확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 중 하나가 해외기업 M&A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확대라고 입을 모았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설비투자 등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면 M&A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만으로 신사업 관련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건설사의 M&A 역량은 업계가 보유한 사업 역량 대비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건설협회가 국내 건설업계를 인터뷰하며 집계한 해외건설 역량은 5점 만점 기준 2.97점이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사업수행(3.22) ▲영업 및 기획(3.18) ▲사업개발(3.03) ▲입찰 및 원가(3.01) ▲기타(2.98) ▲M&A 역량(2.75) ▲정부지원(2.61)로 M&A 역량과 정부지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책임연구원은 "개별 기업을 인터뷰한 결과 정부 금융지원과 거래처 불만 대응능력, 위험 평가 역량이 중요성 대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설문에 응한 건설사의 35.8%가 M&A 경험 부족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발표한 정문빈 연구원은 "다양한 M&A 사례 학습과 컨설팅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면 일자리 창출과 해외수주 확대, 시장점유율 증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중소건설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열 딜로이트안진 재무자문본부 파트너는 "성공적인 M&A를 위해선 대상 기업의 수주현황 검토와 개별 수주사업의 검토, 사업 진행률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해당 요소를 정확하게 검토해야 미래의 현금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추정하고 가치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혜성 세종 변호사는 "M&A를 위한 자금조달에 주로 활용하는 방식은 ▲차입형 ▲주식형 ▲혼합형 ▲LBO형(인수자의 출자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출자 자금 및 대상 회사의 보유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는 방식) 등이 있다"며 "자금력이 열위한 회사가 LBO형 인수금융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수대상 회사 이사진의 배임죄 성립 문제, 자본시장법상 사모집합투자기구(PEF) 관련 규제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건설사의 M&A 활성화 방안 연구를 발표한 뒤 '해외건설분야 해외기업 M&A 필요성과 지원방안'을 주제로 자문과 토론을 진행했다. 정기철 KIND 본부장은 "7개월에 걸쳐 분야별 전문가들이 분석한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우리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됐다"며 "해외사업 수주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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