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플 큰 손 애플
LGD 안개 낀 8세대 OLED 투자...애플 역할에 주목
③ 애플, 선익 증착기 허가로 LGD 한숨 돌려...투자재원 마련은 여전히 난항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출처=LG디스플레이)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LG디스플레이가 8.7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투자를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에 상반기 LG디스플레이에 숨통을 트게 해 준 애플이 이번에도 구원 투수로 등장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8.7세대 IT용 하이브리드 OLED 생산라인 투자에 힘겨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5 납품을 포함, 쉽지 않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곳간이 말라붙은 상황에서 조 단위 투자금을 외부 조달하기도 녹록지 않다. 내년 하반기까지 투자 집행이 미뤄지면 향후 맥북 납품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 다양한 경로로 투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 매출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애플이 다시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상반기 LG디스플레이에 재무적인 지원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도 선익시스템 증착기 사용 허가를 비롯해 자금 유통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부품 공급선 확보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애플은 오는 2026~2027년 출시될 맥북에 하이브리드 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애플이 OLED 패널 생산을 요청, 물량을 배정한 패널 부품사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2곳이다. 중국 BOE도 8.7세대 생산라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애플과 협의가 이뤄진 건 아니다. 


OLED 패널 구조. (출처=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은 유리 기판(Glass) 위에 증착된 삼원색(RGB) 유기 발광층을 또 다른 유리가 안전하게 덮어주는 구조다. 증착은 유리 기판 위에 빨강(R), 초록(G), 파랑(B)색을 컬러 패터닝하는 OLED 패널의 핵심 공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캐논 도키(Canon Tokki),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기반으로 8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장비 발주에 나섰다. 그러나 마땅한 재원이 없는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아직도 계획 수준에 머물러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 마찰을 무릅쓰고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선택한 이유도 결국 비용 문제다.  선익시스템 증착기 1대당 가격은 캐논 도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착 장비 구조, 증착 공정 순서 (출처 =한국IR협의회, 캐논도키)

기본적으로 8세대 생산라인에는 증착기가 2대 배치돼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캐논도키 증착기로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면 6세대는 2조~2조5000억원, 8세대는 4조원 상당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과거 LG디스플레이 요청으로 애플워치용 리지드(Rigid·경성) OLED 패널 생산라인(E5)에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사용을 허가했다가 수율 이슈로 패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래서 애플도 초반에는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썩 내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장비 성능이 어느 정도 개선됐고, LG디스플레이 투자가 늦어지면 삼성디스플레이에 휘둘릴 요인이 많아지는 만큼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허가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생산라인 구축 비용은 줄었지만 투자 재원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영여현금흐름(FCF)은 전년 상반기 대비 80.54% 줄어든 2178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3.22% 준 수준에 그칠 수 있었던 건 허리띠를 조이고 조단위 외부 차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애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복수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재무적 지원으로 LG디스플레이가 6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할 때 도움을 줬다"며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도 8세대 생산라인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애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맥북용 OLED 패널을 납품하려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8세대 생산라인 투자가 시작돼야 하는데 재원이 부족해 투자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LG디스플레이와 애플 간 재무적인 지원과 관련해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이 하빈기에도 LG디스플레이의 빡빡한 자금 사정을 풀어줄 구원투수를 자처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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