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웅크린 PEF, 복수 딜 이끈 하우스 '無'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올 3분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몸을 한껏 웅크린 시기였다. 국내서 복수의 딜을 진행한 하우스가 한곳도 없었다. 국내 하우스들의 투자 규모도 줄어들었는데 조 단위 메가딜은 모두 외국계 PEF의 차지였다.
13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3분기 진행된 총 133건의 인수합병(M&A) 딜에서 PEF가 이끈 딜은 38건에 불과했다. 직전분기 진행된 240건의 M&A 중 80건(벤처투자 포함)에서 PEF가 인수자로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동안 대부분의 딜은 기업 간 거래로 진행됐다. 특히 3분기 막바지였던 9월은 딜과 PEF 투자가 모두 급락한 시기였다. 총 23건의 딜이 완료됐는데 이중 PEF가 투자한 회사는 4개에 불과했다.
딜 감소 추세는 하우스 별 투자 건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PEF들은 이 기간 동안 복수의 회사에 투자하지 않았다. 투자를 전혀 집행하지 않거나 1개 회사에 대해서만 딜을 진행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대형 딜을 이끈 것은 모두 외국계 PEF다.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2조158억원), 블랙록의 에어퍼스트 투자(1조1200억원)가 대표적이다. 국내 하우스가 진행한 주요 딜로는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인수(9720억원), IMM크레딧앤솔루션의 KT클라우드 프리IPO 참여(6000억원) 등이 있다. 대형 하우스로 꼽히는 곳들이지만 이 밖의 투자는 없었다.
중소형 투자건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SKS PE는 4000억원 규모의 에코프로비엠 전환사채(CB) 인수에만 투자금을 썼다. 1분기 메디트를 매각하며 대박 수익률을 거둔 UCK파트너스도 설빙 인수(1300억원)에만 자금을 투입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막바지로 갈수록 PEF들의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회사의 밸류에이션 책정문제까지 겹치며 딜 진행이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PEF들이 하반기 포트폴리오 관리에 집중할 전망"이라며 "4분기에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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