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양종희號 출항
임기 채운 김기환 사장, 유종의 미 거둘까
KB손보, 이익·건전성 경영능력 입증…임기 말 노사갈등 해결 '과제'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9일 0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제공=KB손해보험)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기 중 실적을 대폭 성장시키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연임이나 부회장 선임 등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노사갈등마저 해결할 경우 향후 김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견고해 지리라는 관측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오는 12월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2020년 12월부터 KB손해보험을 이끌고 있다. 2년의 공식 임기를 마친 후 우수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KB금융지주는 "취임 이후 당기순이익 확대 및 자본건전성 확보 등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했다"며 "보험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기관리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치경영 기반의 최적 대응이 가능한 안정적인 조직관리 리더십을 갖췄다"고 김 사장을 평가했다.


◆ 취임 후 매년 순익 2배씩 성장…신사업 강화‧IFRS17 대응 등 경영능력 '입증'


김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뛰어난 경영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실적 하락세를 보이던 KB손해보험은 2021년 2861억원, 2022년에는 58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KB손보는 2017년 3605억원, 2018년 1857억원, 2019년 1679억원, 2020년 1419억원 등 매년 순이익이 줄어드는 상태였다.



KB손보의 순이익 성장세는 올 들어 더욱 가파르다. 상반기에만 525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모습이다. 올해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따른 보험손익 개선 효과로 손해보험사들이 호실적을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괄목할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 내에서 KB손보의 순이익 비중은 17%로,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1위다. KB손보는 김 사장 취임 전인 2020년까지만 해도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순위에서 KB증권, KB국민카드에 이은 3위에 머물렀지만, 2021년에 지난해 1위로 올라서며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김 사장은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마이데이터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강화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KB손보는 지난해 4월 손보사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KB손보는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타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금 청구도 가능토록 했다.

이보다 앞서 2021년 10월에는 금융사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인 KB헬스케어를 설립했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오케어(KB O'Care)를 운영하면서 높은 사용자 만족도까지 얻고 있다.


이밖에 김 사장은 새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장기 보장성보험에 집중했다. IFRS17 적용 시 보험료의 대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보험과 비교해 보장성보험은 위험률 관리와 사업비 절감 등에 유리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내재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KB손보의 뚜렷한 성장 배경에는 김 사장의 뛰어난 재무감각과 위기대처 능력이 크게 발휘됐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과거 KB금융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며 재무통으로 알려진다. 또한 KB국민은행에서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리스크관리그룹 상무‧전무를 역임했다. 이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CFO 전무와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 2년 연속 노사갈등 촉발…김기환式 해법 마련 '관심'


연말 KB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김 사장의 향후 거취다. 현재 대부분의 예측은 낙관적이다. 이미 경영능력이 입증된 만큼 김 사장의 연임 혹은 부회장 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새 회장 취임과 맞물려 있어 누구도 쉽게 김 사장의 향후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김 사장 입장에선 현재 진행 중인 노사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김 사장이 노사갈등 해결 능력까지 증명해낸다면 그룹 안에서의 입지가 한층 견고해 지리라는 예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김 사장은 연말 노조와 극적인 합의를 이뤄내며 사상 처음으로 분규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한 바 있다. KB손보 노사가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2015년 출범 이후 8년 만이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역대 최대 이익에 맞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노조 측 요구를 100%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B손보 노조는 지난달 벌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1%의 찬성표를 얻으면서 본격적인 쟁의행위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 전에 다시 한 번 노사갈등을 해결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쟁위행위 찬반투표는 매년 임단협 과정에서 진행되는 절차 중 하나"라며 "과거 김 사장이 노사갈등을 소통으로 풀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역시 파업 등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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