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본확충 경쟁
초대형 IB 명암...건전성 관리 과제
③단기금융업 인가 후 총위험액 급증…발행어음 매력 저하, 실효성 '의문'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0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 딜사이트)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매년 가중되고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 취득으로 외부 자금 조달이 용이해졌지만, 해당 재원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건전성 저하라는 문제를 떠안게 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의 이점이 점점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총위험액 증가…자본확충 부담 가중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취득한 초대형 IB 4곳 중 3곳의 총위험액은 지난해말 대비 늘어난 상태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말 4조744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4조5543억원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기간 5조4710억원에서 5조7440억원으로 늘었다. KB증권의 총위험액도 2조6552억원에서 2조7897억원으로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매년 총위험액이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6월 기준 소폭 줄어든 상태다.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이들 초대형 IB들은 단기금융업 인가 취득 후 1~2년 안에 총위험액이 크게 늘어나는 사태를 맞았다.


가령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17년 단기금융업 인가 취득 후 2년만에 총위험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의 총위험액도 인가 취득 후 1년만에 2조원대로 늘었다.


KB증권은 2019년 단기금융업 인가를 취득했다. 이후 2년만에 총위험액이 2조원대로 급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2021년 인가 취득 직후 총위험액이 4조원대에서 5조원 후반대로 급격히 늘어났다.


단기금융업 인가 취득 이후 총위험액이 늘어난 것은 발행어음 사용처에 대한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어음을 발행해 자금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됐지만, 해당 자금의 최소 50% 이상은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IB) 영역에 쓰도록 강제된다.


결과적으로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초대형 IB들은 매년 자본 확충에 나서야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는 모양새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일종의 '모험자본'으로 쓰이도록 규제받고 있다"며 "사업 재원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매년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 발행어음 매력 저하…초대형 IB 지정 실효성 '물음표'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어음 발행 전에 먼저 사용처를 명확히 하는 등 보수적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발행어음의 매력도 크게 희석되는 분위기다. 어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시중은행들의 수신 금리가 상승하면서,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판매를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산정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형국이다.


즉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어음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고려할 경우 '역마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령 연 5% 금리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적어도 연 6~7%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발굴해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이런 '중위험-중금리' 투자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결과적으로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업계에서 서서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위한 재무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지정 및 인가 신청 위한 행동에 실질적으로 나서고 있진 않다"며 "대내외 악재에 휩싸이면서 심사 승인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측면도 있지만, 발행어음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초대형 IB 지정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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