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톺아보기
실탄 300억 장착…'키덜트' 승부수 通할까
④유명완구 IP경쟁력 저하…유증·CB발행 통해 사업다각화 투자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4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오공이 유통하는 주력 완구제품. (출처=손오공 홈페이지)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손오공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며 사업확장을 위한 총알을 장전했다. 손오공은 현재 주력인 완구유통사업에서 자체 IP(지식재산) 경쟁력 약화와 출산율 저하 등으로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회사 측은 이번에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키덜트(kidult) 완구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손오공의 주력사업은 완구유통(캐릭터완구와 CD게임)으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이 부문 매출을 보면 2018년 950억원에서 작년 634억원으로 33.3%나 쪼그라들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259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완구유통 비중 역시 2018년 96%에서 올 상반기 94%로 2%포인트 내려앉았다.


손오공 캐릭터완구 및 CD게임 매출액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손오공의 완구유통 부진은 국내 아동인구 감소와 무관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형과 장난감 제조업체 생산액은 2003년 3705억원에서 2019년 2806억원으로 감소했다. 관련 사업체 수도 같은 기간 219개에서 69개로 68.5%나 줄었다. 사실상 10개 기업 중 7개 가량의 기업이 사라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매출의 핵심 축이었던 초이락컨텐츠팩토리와의 판권계약이 작년에 해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터닝메카드'와 '탑블레이드' 등 유명 완구IP를 보유했던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사실 최신규 전(前) 손오공 회장의 개인회사다. 최 회장이 2016년 글로벌 완구기업인 '마텔 마케팅 홀딩스(Mattel Marketing Holdings, Pte. Ltd.·마텔)'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양사의 연결고리는 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아가 내년이면 또 다른 주요 매출 축인 마텔과의 IP계약도 종료될 예정이다. 손오공은 그간 마텔의 완구브랜드인 '피셔프라이스'와 '바비', '핫휠', '쥬라기월드' 등을 국내에 독점 유통하며 경쟁력을 가져왔다. 2021년 마텔과 계약연장을 통해 내년 말까지 독점권을 가진다. 하지만 이후 추가 계약연장은 불투명할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마텔이 작년 손오공의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고 지분 전량을 모두 정리해서다. 결국 손오공 입장에선 주력사업의 양대 기둥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최근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대규모 실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8일 기존 최대주주인 김종완 대표가 보유한 주식 173만5619주(지분율 6.22%) 전량을 신생 경영컨설팅업체인 에이치투파트너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이외에도 김 대표 외 3인과의 주식매매계약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539만6748주(16.13%)를 보유한 손오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 과정 속에서 손오공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약 3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손오공은 해당 재원을 새로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성장동력으로 키덜트(kidult) 완구를 낙점하고 관련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아동인구 감소와는 반대로 키덜트 완구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시장은 2014년 약 5000억원에서 작년 1조6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진흥원은 향후 이 시장 규모가 1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손오공은 먼저 올해 3월 성인 대상 모형자동차 브랜드인 '팝레이스'와 공식 판매 계약을 체결해 키덜드제품 영역을 강화했다. 앞서 1월에는 글로벌 아트토이 1위 브랜드 팝마트와 자판기 형태의 피규어 판매 채널 '로보샵' 운영계약을 맺으며 남성 중심이었던 키덜트 완구시장에 여성 소비자를 대거 유입시키기도 했다.


특히 연내까지 봉제인형인 '스퀴시멜로우'를 출시해 여성 소비층을 10대부터 30대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넷마블 자회사 엠엔비(MNB)와 계약을 체결해 쿵야 레스토랑의 인기캐릭터들을 피규어로 제작하며 인기IP를 활용한 키덜트제품의 자체개발과 투자 역시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비아파트와 옥토넛 등 아동이 좋아하는 손오공의 아이템들은 꾸준히 사랑 받고 있지만 저출산 영향으로 매출을 늘리는데 한계에 직면했다"며 "성인들의 폭넓은 취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경쟁력을 갖출 수만 있다면 새로운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오공 관계자는 "현재 보유 중인 예금과 재고자산은 220억원 가량으로 완구유통사업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 중"이라며 "새롭게 확보할 300억원의 재원은 신규 투자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며 콘텐츠 IP확보와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사항은 투자가 이뤄진 이후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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