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의 세계
권오수 오너家, 자회사 곳곳 포진 왜?
④경영 미참여 부인과 딸도 등기임원...지배력 유지·실탄확보 차원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도이치모터스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도이치오토모빌그룹 오너일가 전원이 비상장 자회사의 등기임원을 두루 겸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선 오너일가가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데다 안정적인 수입까지 가져갈 수 있단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BMW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중심으로 총 1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도이치오토월드를 통해 ▲리딩에머슨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 ▲리딩에머슨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제3호 2개사도 지배하고 있다.


권오수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창업주인 만큼 이 회사 미등기 회장으로 재직 중이고, 핵심 자회사인 도이치오토월드와 도이치아우토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는 않지만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 꼽히는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 역시 현재 ▲이탈리아오토모빌리 대표이사 ▲바이에른오토 공동 대표이사 ▲도이치아우토 사내이사 ▲브리티시오토 사내이사 ▲차란차 기타비상무이사 총 5개 계열사의 등기임원도 맡고 있다. 권 대표는 2016년부터 후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받아오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권오수 회장 부인인 안복심 씨와 딸 권민아 씨도 비상장 자회사 여러 곳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단 점이다. 안 씨의 경우 소수(1.2%)의 도이치모터스 지분을 보유 중이긴 하나 경영 경력이 전무하다. 아울러 1988년생인 권민혁 대표 여동생인 권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1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안복심 씨는 ▲도이치아우토 ▲바이에른오토 2개 계열사의 감사를 맡고 있다. 감사는 등기임원이지만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는 자리다. 하지만 경영과 관련해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더러 문제점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권민아 씨는 ▲브리티시오토 ▲차란차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권오수 회장 일가가 비상장사 등기임원에 선임된 주된 배경으로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패밀리 오피스화'를 꼽고 있다. 이들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권 회장과 권혁민 대표가 구축해 둔 공고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특히 도이치오토월드와 도이치아우토를 제외한 자회사는 모두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데다 도이치아우토와 바이에른오토는 세부적인 임원내역을 공개할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오너일가 부담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아가 등기임원 직을 수행함으로써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울 수 있단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상장사의 구체적인 임원 급여 수준은 파악하긴 힘들지만 적잖은 금액을 수령했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예컨대 권혁민 대표와 권민아 씨는 2018년부터 차란차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약 5년간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도이치오토모빌그룹 관계자는 "(오너가와 관련한 내용은) 확인하기 힘들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일각에선 오너가의 이 같은 행보를 승계자금 마련과도 연결 짓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인 권오수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22일 종가 5060원 기준 약 450억원 가량이다. 이를 나머지 가족 3인이 증여받는다고 가정하면 2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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