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톺아보기
결손금에 자본잠식 코앞…돌파구는
②출자금과 자본총계 불과 23억 격차…'키덜트' 공략투자 속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5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손오공 본사 전경. (출처=네이버 지도)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손오공이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다. 사업의 핵심 축이던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이탈과 아동인구 감소로 악화되는 시장여건 등에 발목이 잡힌 까닭이다. 손오공은 이에 최근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며 확보한 300억원여의 재원을 신사업에 투자해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손오공의 연결 자본총계를 보면 올해 6월말 기준 163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23억원 많은 상태로, 연말까지 이보다(23억원) 많은 결손이 발생하면 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이 회사의 자본총계는 2021년까지만 해도 259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막대한 결손금이 발생하며 불과 2년 만에 37%가 쪼그라들었다. 실제 손오공의 결손금 추이를 보면 2021년 477억원에서 올해 6월말 597억원으로 6개 분기 만에 25.2%나 증가했다.


결손금이 이처럼 늘고 있는 건 지속적인 순손실 탓이다. 손오공은 최근 5년 동안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손손실을 내고 있다. 이 기간 누적된 순손실 규모만 1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2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다.


손오공의 적자 행진은 국내 아동인구 감소와 무관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형과 장난감 제조업체 생산액은 2003년 3705억원에서 2019년 2806억원으로 감소했다. 관련 사업체 수도 같은 기간 219개에서 69개로 68.5%나 줄었다. 사실상 10개 기업 중 7개 가량의 기업이 사라진 셈이다. 저출산으로 내수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손오공의 수익성도 악화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매출의 핵심 축이었던 초이락컨텐츠팩토리와의 판권계약이 작년에 해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손오공의 캐릭터완구 및 게임상품 매출은 2021년 720억원에서 작년 634억원으로 12% 감소한 까닭이다. '터닝메카드' 등 유명 완구IP를 보유했던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사실 최신규 전(前) 손오공 회장의 개인회사다. 최 회장이 2016년 글로벌 완구기업인 '마텔 마케팅 홀딩스(Mattel Marketing Holdings, Pte. Ltd.·마텔)'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양사의 연결고리는 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만 손오공은 최근 새로운 주인을 맞으면서 극적인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8일 기존 최대주주인 김종완 대표가 보유한 주식 173만5619주(지분율 6.22%) 전량을 신생 경영컨설팅업체인 에이치투파트너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이외에도 김 대표 외 3인과의 주식매매계약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539만6748주(16.13%)를 보유한 손오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 과정 속에서 손오공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약 3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해당 재원을 새로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먼저 올해 하반기 유·아동브랜드(L.O.L. 서프라이즈, 블루이, 쿠키즈메이커리)과 키덜트브랜드(스퀴시멜로우, 쿵야, 파라64) 등 7개 가량의 신규브랜드를 동시다발적으로 론칭할 예정이다. 특히 첫 출발주자로 이달 론칭한 L.O.L. 서프라이즈의 경우 유통사들이 물량 확보에 대거 나서며 현재 내부 물량이 전부 소진된 상태다.


나아가 미래성장동력을 키덜트로 잡고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스퀴시멜로우와 아트토이브랜드 팝마트, 다수의 자동차 다이캐스트 전문브랜드 등 검증된 글로벌 브랜드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넷마블 자회사 엠엔비(MNB)와 계약을 체결해 쿵야 레스토랑의 인기캐릭터들을 피규어로 제작하며 인기IP를 활용한 키덜트제품의 자체개발과 투자 역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용 감축과 함께 키덜트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투자활동과 신규브랜드 론칭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면 자본잠식 우려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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