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분쟁 마침표
고객 가치 제고 위한 대승적 합의…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프라이빗 피어링 연결형태. (출처=SK브로드밴드)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둘러싼 법적 다툼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 사는 망 사용료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등 대승적 차원에서 손을 잡기로 합의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탈바꿈한 셈이다.


18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 코리아 오피스에서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3년 넘게 벌여온 이들의 법정 공방도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망 사용료를 둘러싼 양 사 간 소송전은 지난 2020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2021년 6월 1심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넷플릭스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SK브로드밴드도 1심 판결을 계기로 서울고등법원에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내며 맞불을 놨다. 


2심 재판에서도 양 사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등 대규모 트래픽을 일으키는 콘텐츠사업자(CP)들로 인해 갈수록 늘어나는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넷플릭스는 인터넷제공사업자(ISP)가 이미 사용자로부터 요금을 징수하는 상황에서 CP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며 맞섰다. 


이를 지켜보는 대중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는 시점에 양 사는 극적 합의를 이뤘다. 분쟁이 길어질수록 양 사 모두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 사는 구체적인 합의 조건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관련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른 CP사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의 일정 부분을 SK브로드밴드에 지급하는 형태로 합의점을 찾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 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내년 상반기부터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협업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 SK텔레콤과 함께 고객이 스마트폰, IPTV 등에서 편리한 시청 경험 및 결제 방식으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번들 요금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지난 수년간 축적해 온 대화형 UX,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AI 기술로 소비자 친화적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넷플릭스와 모색할 예정이다.


최환석 SK텔레콤 경영전략담당은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들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AI 컴퍼니로의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국내외 다양한 플레이어와 상호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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