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전자파' '반사광' 오해…농가소득·친환경 다 잡았다
한화큐셀·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지역경제 활성화
작물 수확량 최대 125%…매전수익 연 3000만원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7일 12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북 경산시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제공=최유라 기자)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지난 13일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서울역에서 KTX로 2시간 걸려 동대구역에 도착해 그곳으로부터 30분간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실증단지 안으로 들어가니 3~5m 높이로 줄지어 설치한 태양광 모듈이 눈에 들어왔다. 모듈 밑 농지에는 파릇한 대파가 빼곡히 채워져있고, 대파 밭 뒤 논에는 노랗게 익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농지에서 농작물과 친환경 전력을 동시에 생산하는 영농형태양광.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농촌 인구 및 농업 소득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영농형태양광으로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전무)은 "영농형태양광은 농촌 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솔루션"이라며 "한화큐셀은 영농형태양광에 최적화한 친환경 모듈을 지속 공급해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적화 모듈 생산…고내구성 친환경 품질 인증


산업단지는 총면적 1950㎡(590평)로 100킬로와트(kW) 규모의 영농형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이중 모듈 30kW는 한화큐셀이 지난해 5월 공급한 것이다. '영농형전용'(협소형 양면) 모듈과 '양면형 일반' 모듈 두 가지 형태였다.

 

한화큐셀은 영농형태양광에 최적화한 모듈을 제작해 국내 시범단지 등에 공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고내구성' 친환경 KS인증을 획득한 영농형태양광 모듈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후 한화큐셀은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울산광역시 울주군 실증단지,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 국내 다양한 실증단지에 영농형태양광 모듈을 공급했다.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농지에 심겨진 대파.(제공=최유라 기자)

◆연 3000만원 매전 수익…태풍·폭염 기후 피해 최소화


이 곳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연간 130메가와트아워(MWh)로 1년간 140여명(가정용)이 사용할 수 있다. 올해 국내 전력 가격을 기준으로 100kW 규모의 영농형태양광을 운영할 경우 연간 3000만원의 매전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폭염 등 기후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는 "여름철에 지표면 온도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하고 토양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포도와 같은 작물의 경우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했을 때 오히려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 실증 결과, 영농형태양광 하부 농지의 대파, 밀, 배추 수확량은 모두 일반 농지 대지 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작물의 경우 모듈이 태양 빛과 복사열로 인한 식물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생육을 돕는 효과도 있었다. 영남대 내 과수원에 설치한 영농형태양광 하부에서 포도를 재배했을 때 수확량이 일반 농지 대비 125%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작물의 맛과 품질일 것이다. 이날 기자는 실증단지에서 키운 대파를 가늘게 썰어 양념에 절인 파무침을 시식했는데, 그 맛과 품질은 여느 파무침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에서 재배한 파로 만든 파절이(제공=최유라 기자)

◆중금속·전자파·반사광 오해…"인체 무해"


다만 다양한 장점을 가진 것에 비해 영농형태양광은 대중에 잘 못 알려진 오해와 부정적 인식이 있다. 모듈에서 전자파, 중금속이 나온다던지, 빛 반사로 눈이 피해를 본다는 등의 오해가 만연했다. 이는 잘못된 상식으로 모듈에는 중금속이 포함돼 있지 않고 전자파도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다. 


태양광 모듈의 빛반사가 눈에 불편함을 주지도 안았다. 정 교수는 "영농형태양광은 빛을 많이 흡수해야 발전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사율은 낮추고 빛 흡수율은 높이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라며 "모듈 표면에 빛반사 방지 코팅을 해서 눈부심 현상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은 영농형태양광 규제 완화와 함께 사업 활성화 기대감을 높인다. 최근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농촌공간법)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시·군이 농촌을 ▲축산지구 ▲농촌마을보호지구 ▲농업유산지구 ▲경관농업지구 ▲산업지구 ▲농촌융복합지구▲재생에너지지구 등 7개 지구로 재구성할 수 있다. 


농촌공간법을 시행하면 재생에너지지구에서 영농형태양광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보다 체계적인 관리 하에 농업과 전력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가봤더니 217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