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성장한 동원, HMM 인수 노림수는?
동원부산터미널-동원로엑스-HMM 협력으로 물류사업 위상 제고 전략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동원그룹)


[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동원그룹이 HMM 인수를 통한 '논스톱 물류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보유 중인 육상운송-항만업에 컨테이너선 사업을 추가해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단 것이다. 이에 동원그룹은 하림·LX 등 경쟁자 대비 현금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남다른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원그룹은 마도로스 출신 김재철이 새운 동원산업이 모태다. 동원산업은 500톤급 탑재 모선식 참치어선 31호동원호 1척을 시작으로 원양어업에 착수했다. 이후 회사는 신규 어장 개척과 첨단어법을 도입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즉 동원그룹 자체가 배를 통해 바다에서 성장한 회사인 것이다.


시작과 성장이 바다이다 보니 그 어느 회사보다 동원산업은 항만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크다. 항만하역사업은 육상운송과 해상운송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동원산업은 주로 항만 내 수출입 화물의 선박 양하, 적하, 운송, 보관 등 유통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동원부산터미널이 항만사업의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원부산터미널은 1998년 감만확장부두의 운영사로 선정된 이후 효율적인 전산 시스템 개발, 선진 터미널의 운영 노하우 도입 등을 통해 최적의 하역 서비스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현재 동원부산터미널은 5만톤급 2개 선석, 5천톤급 1개 선석, 7기 컨테이너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동원부산터미널은 동원로엑스(육상운송)와의 협력을 통해 하역, 보관, 운송의 물류 서비스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런 물류 시스템에 해상 운송을 갖춘 HMM이 합쳐진다면 회사의 물류사업 위상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도 "3자물류, 냉장물류, 포워딩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HMM과 연관되는 선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은 항만 사업을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회사의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 판매전략에는 글로벌 마케팅 체계 구축을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전국 항만 거점 보유, 물류 사업 대형화·전문화를 통한 대외경쟁력 확보가 명시돼 있다. 이러한 판매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HMM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동원산업의 전체 매출액에서 물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식품가공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 상반기 기준 동원산업의 매출액 비중은 식품가공(65%), 물류사업(13%), 포장사업(12%), 수산사업(3%)이다. 만일 회사가 HMM을 인수한다면 물류사업의 매출액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동원그룹이 얼마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냐는 것이다. 실제 인수전에 뛰어는 3사(LX·하림·동원) 중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자금 규모 측면에서 동원그룹이 가장 열위하다. 다만 동원그룹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든든한 뒷배로 자리하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은 돈독한 형제로 소문나 있다. 과거에도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동원F&B 등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마다 한국투자증권은 파트너 역할을 했다. 업계는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HMM 인수시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HMM 인수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어서 할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동원산업이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 중이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동원산업의 유형자산 기말금액의 총합은 3조3374억원이다. 이 중 비교적 유동화하기 수월한 토지(7382억원), 건물(8576억원), 선박(4392억원)의 자산을 합친 금액은 2조350억원에 달한다. 이에 업계는 회사가 이들 자산을 유동화해 외부차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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