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투자 잔혹사
콘텐츠, 차익은 有 협업은 無
④ 콘텐츠사 다수 투자, IP 협업은 미진…자체 콘텐츠 사업에 매진 모습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08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15년 12월 9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열린 '리니지' 출시 17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사업 확대를 포함한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엔씨소프트)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엔씨소프트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 아래 콘텐츠사 투자를 지속해왔다. 그 배경에는 엔씨소프트와 콘텐츠사의 협업을 통해 게임 IP(지식재산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투자한 콘텐츠사와 IP 협업을 한 내역을 살펴보면 게임의 브랜드 웹툰화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오히려 엔씨소프트가 본업인 게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콘텐츠사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2일 엔씨소프트 반기보고서에 나온 콘텐츠 관련 기업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만화제작사 재담미디어, 시각특수효과(VFX) 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영화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사 라이브커넥트, 웹툰 공급사 키다리스튜디오, 종합편성채널 운영사 제이티비씨플러스·조선방송·채널에이 등에 출자했다. 


개중 눈에 띄는 투자를 살펴보면 2018년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사업 관련 목적으로 220억원을 투자해 지분 31.3%를 확보했던 것을 들 수 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자사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화와 디지털 영상 제작 기술 공유 등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엔씨소프트와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투자 이후 눈에 띄는 협업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매년 지분법손실을 본 결과 엔씨소프트는 2022년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대해 보유 중인 장부금액을 0원으로 산정했다. 2023년 들어서는 일부 지분을 처분하면서 보유 지분율이 14.2%로 줄어들었다. 


엔씨소프트는 메리크리스마스에서 2019년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31.3%를 쥐게 됐다. 당시에도 엔씨소프트는 자사 IP를 게임 외의 다양한 미디어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메리크리스마스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역시 현재까지 눈에 띄는 IP 협업 추진은 없다.


개중 협업 사례를 찾자면 게임 IP의 웹툰화가 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는 재담미디어에 2015년 15억원을 출자했고 2017년 추가로 30억원을 투자했다. 재담미디어에서는 엔씨소프트 게임 'MXM',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등의 홍보성 브랜드 웹툰을 제작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2014년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도 50억원을 투자했다. 그 뒤 레진코믹스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 주술사의 탄생' 웹툰을 선보였다.


웹툰과 연계되기 쉬운 웹소설 역시 엔씨소프트에서 눈여겨봤던 콘텐츠 분야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 웹소설 기획·제작사 RS미디어에 2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2018년에도 웹소설 플랫폼사 문피아에 50억원을 출자했다. 


다만 엔씨소프트와 웹툰·웹소설 관련 기업의 협업은 홍보성 작품 연재 이상으로 뻗어나가진 못했다. 오히려 엔씨소프트는 2020년대 들어 관련 기업의 보유 지분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키다리스튜디오가 2021년 레진코믹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엔씨소프트는 주식교환을 통해 키다리스튜디오 주주가 됐다. 이때 엔씨소프트와 키다리스튜디오의 협업 가능성이 주목받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협업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웹소설의 경우 엔씨소프트는 2020년 RS미디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2022년에는 문피아 보유 지분도 모두 팔았다. 


투자 차익을 보자면 엔씨소프트가 무조건 손해를 보진 않았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는 문피아 보유 주식 56만1647주를 전량 문피아에 팔았는데 앞서 네이버웹툰이 문피아 주식 325만5511주를 1082억원에 사들였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엔씨소프트는 약 187억원에 주식을 매각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처음 투자금액과 비교하면 137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문피아에 투자했을 당시 예상됐던 웹소설 IP의 게임화 등에서는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신 엔씨소프트는 자체 콘텐츠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3년부터 웹툰·웹소설 연재 플랫폼 '버프툰'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도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웹툰·숏콘텐츠 공모전을 여는 등 콘텐츠를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스푼즈', '투턱곰', '도구리' 등의 캐릭터 역시 엔씨소프트에서 힘을 쏟고 있는 콘텐츠 사업 분야다. 특히 도구리의 경우 5월에 진행된 '도구리 오피스: 막내사원 오리엔테이션' 팝업스토어에 5만여명이 몰리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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