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5조…리스크는
사업자금 확보 신용보강 차원…IRA 수혜에 건전성 문제 없을 듯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1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제공=한화솔루션)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솔루션이 해외 계열사에 채무보증을 통한 자금지원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 시장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자 선제적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물론 채무보증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상당해 재무부담을 고려해야 하지만 IRA 세액공제 혜택과 태양광 시장 성장성이 뚜렷해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계열사에 채무보증한 잔액은 이달 기준 4조9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보증은 2021년 말 1조8480억원에서 불과 2년 남짓 만에 3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도 5조9677억원에서 9조8969억원으로 65.8% 증가했다. 자본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50%로 높은 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국 태양광 자회사인 한화큐셀USA(Hanwha Q CELLS USA Inc)  1조918억원 ▲한화큐셀 말레이시아(Hanwha Q CELLS Malaysia Sdn. Bhd) 7540억원 ▲미국 실버 피크 솔라(Silver Peak Solar LLC) 6663억원 ▲독일 발전사업 법인 큐 에너지 솔루션(Q Energy Solutions SE) 6145억원 ▲한화큐셀 아메리카 홀딩스(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 5330억원 순이다. 


채무보증은 대부분 계열사의 사업 자금 확보에 대한 신용보강 차원에서 이뤄졌다. 채무보증 금액이 가장 많은 한화큐셀USA는 한화큐셀 아메리카홀딩스(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의 자회사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잉곳·웨이퍼·셀·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한화솔루션이 채무보증을 서준 것이다. 


한화큐셀 아메리카홀딩스도 자금조달에 적극적이다. 한화솔루션이 채무보증한 한화큐셀 아메리카홀딩스의 4억달러 그린본드 발행은 솔라허브 건설에 쓰일 예정이다. 


이달 7일에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 합작법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자회사 실버 피크 솔라를 대상으로 6663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 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모회사 부채에 속하지 않지만 채무자가 상환 불능에 처하면 한화솔루션이 대신 갚아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 여건에 따라 부채로 바뀔 수 있는 셈이다. 


5조원에 육박하는 잠재적 채무를 끌어안고 있는 가운데 설비 투자로 차입부담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이 8조3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2500억원에서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46.6%로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이지만 대규모 투자로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상환 부담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화솔루션의 투자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차입부담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해외 계열사들이 미국 투자에 따른 성과를 언제쯤 가시화할 수 있느냐다. 미국 법인을 총괄하는 한화큐셀 아메리카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매출 2조3086억원, 당기순이익은 1070억원을 기록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가 82개사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한화솔루션은 IRA에 기대를 걸고 있다. IRA는 미국에서 태양광 설비를 제조하면 모듈과 셀은 1와트(W)당 각각 7센트와 4센트, 잉곳과 웨이퍼는 와트당 4.69센트 세액공제를 받는다. 이미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229억원, 2분기 280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오는 2025년 솔라허브 구축을 완료하면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각각 3.3기가와트(GW) 규모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설비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 모듈은 현재 진행 중인 증설 투자까지 합하면 미국내 생산능력이 8.4GW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IRA로 받는 세액공제 규모가 올해 1590억원에서 2025년 6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기업본부평가1실장은 "한화솔루션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이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다"며 "당장은 채무보증이 회사의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