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폐암신약 '렉라자'에 환자 몰린다
EAP 등록환자 100명↑…1차 치료제 급여 등재 기대감도 높아져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6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렉라자 제품. (제공=유한양행)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무상공급프로그램(EAP) 참여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렉라자가 경쟁약인 타그리소(제조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한 효능.효과를 낼 것이라는 의료진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여서 향후 참여 환자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4일 의료계 및 제약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렉라자 EAP를 시행하기로 한 병원은 70여개에 달한다. 지난달 말 30여개 수준에서 한달 사이에 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후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동정적 목적으로 해당 약물을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통상적인 EAP는 시행 병원과 환자수를 철저하게 제한하지만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기를 희망하는 전국의 2, 3차 모든 의료기관에서 시행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EAP 대상 환자 숫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유한양행의 이 같은 결정 이후 많은 2, 3차 의료기관들은 렉라자 EAP 시행을 위해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진행해 왔다. 병원 내 자체 IRB 심의를 통과한 병원 70여개 중 실제 환자 등록까지 이뤄진 곳은 40여개에 달하며, 해당 병원에서 렉라자 처방이 이뤄진 환자 숫자도 이미 100명을 넘어섰다.


렉라자 EAP 등록이 가장 먼저 이뤄진 곳은 부산 고신대복음병원이며, 최근에는 암 치료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소위 '빅5 병원'에서도 환자등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지난달 IRB 심의를 통과한 신촌 세브란스병원도 빠르게 등록 환자가 빠르게 현재 10명 가량의 환자가 등록된 상태"라며 "등록 환자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다"고 말했다.


EAP 참여 환자 숫자가 따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렉라자는 이미 임상을 통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효능.효과를 증명해냈다"며 "효능.효과가 비슷하다면 렉라자를 사용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의사나 환자들도 렉라자와 타그리소의 차이를 (조금 과장해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비교할 정도"라며 "그렇다면 700만원 이상의 약값이 발생하는 타그리소보다 렉라자를 무상공급을 받는 선택지를 고르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시기는 타그리소보다 크게 뒤쳐졌지만 실제 건강보험 등재 시기는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타그리소는 약 5년 전 '1차 치료제' 적응증을 획득했지만 아직까지도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못한 상태다. 반면 렉라자는 최근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심사를 통과하며 타그리소와 동일 선상에 섰다. 암질심은 항암제 급여 기준 설정의 첫 관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렉라자 EAP 시행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사실상 1차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렉라자와 타그리소가 동시에 (급여)등재돼도 렉라자는 기존 무료로 복용하던 환자들 영향으로 곧바로 매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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