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 물린 우리금융, 'MG손보 인수戰' 등판할까
우리은행, JC파트너스에 PF·인수금융 지원...비은행 사업 강화도 가능 '1석2조'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2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전경.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금융위원회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이 적절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며 MG손해보험(MG손보) 매각이 예금보험공사(예보) 주도로 급물살을 타게 된 가운데, 새로운 인수후보로 우리금융지주(우리금융)가 급부상하고 있다.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당시 총 1600억원을 지원하는 등 가장 큰 자금원이었단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MG손보를 직접 인수해야만 투자 및 대출 손실분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보는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MG손보 매각작업을 개시했다. 현재 매각 공고를 내고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매각 방식으로는 인수합병(M&A)과 자산부채이전(P&A)이 모두 거론된다. 오는 10월 5일까지 예비입찰을 지속할 계획이다. 올 초 진행된 1차 매각에서는 예비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딜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2차 매각에는 다수의 원매자들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울행정법원이 JC파트너스가 제기한 'MG손해보험 부실금융기관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서다. 법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기 때문에 원매자들이 회사를 인수하는데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금융기관들이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MG손보의 최대주주는 JC파트너스로 지분 92.77%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는 우리금융이 MG손보 인수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JC파트너스에 지원한 대규모 자금을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직접 인수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판단이다. 우리금융이 MG손보를 인수하면 JC파트너스에 투입한 자금은 명목상 MG손보 인수를 위해 사용한 자금이 될 수 있다. 또 JC파트너스가 유상증자로 MG손보에 투입한 300억원은 우리금융이 그대로 품게 된다. 


반면 다른 원매자가 MG손보를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은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최대한 빠르게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예보 입장을 고려했을 때 MG손보 기업가치가 적절하게 책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매각이 P&A 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JC파트너스가 가진 MG손보 지분가치는 사실상 '0원'이 된다. 펀드 출자금은 물론 인수금융 자금도 일부 회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JC파트너스가 MG손보 인수를 위해 조성한 프로젝트펀드에 약 400억원을 출자했다. 이와 함께 인수금융으로도 약 1200억원을 빌려줬다. 우리은행에서 투입된 자금만 1600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다.


비은행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금융의 인수전 등판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국내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은행부문 순이익 의존도가 90%에 달한다. 최근 이 비중을 낮추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험사 M&A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PEF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우리금융이 MG손보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경우 우리금융은 JC파트너스에 투입한 자금을 최대한 보전하는 한편, 비은행 사업도 확장할 수 있어 두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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