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R&D 투자비율 0.68%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 순, 수주경쟁력 약화 우려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0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향후 건설사의 기술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의 매출 대비 평균 R&D 투자 비율은 0.68%로 나타났다. 10대 건설사 중 이를 웃도는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4곳에 그쳤다.


가장 많은 비용을 R&D에 투입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물산의 R&D 비용은 2257억원으로 전년 동기(1214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은 0.57%에서 1.08%로 0.51%포인트(p) 상승했다.


실제 연구조직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총 4개 연구소에 73명이 근무 중이었다. 올해 상반기 하이테크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연구소가 5개로 늘어났고 인력도 126명으로 50명 이상 증가했다.


다음으로 R&D 비용이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의 R&D 비용은 737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사용했다. 대우건설이 418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GS건설(396억원) ▲DL이앤씨(380억원) ▲현대엔지니어링(223억원) ▲포스코이앤씨(160억원) ▲롯데건설(142억원) ▲SK에코플랜트(128억원)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R&D 투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R&D 비용은 98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22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21년 6월 기존 기술연구소를 확대·개편한 스마트기술센터를 신설해 이를 기점으로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을 늘리고 있다"며 "스마트기술센터는 '설계 생산성'과 '비즈 플랫폼 개발 및 활용', '탈현장시공(OSC) 기술고도화', '시공 생산성' 등 4대 중점추진 과제를 설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R&D 투자를 늘린 반면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건설의 R&D 비용은 737억원으로 전년 동기(751억원) 대비 20억원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SK에코플랜트 R&D 비용도 141억원에서 128억원으로 감소했다. 


타업종과 비교했을 때 건설사의 R&D 투자는 소극적인 편이다. 이에 향후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주경쟁력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의 R&D 투자 비중이 타업종 대비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의 경우 기술 경쟁보단 가격 경쟁을 통해 수주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선 기술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R&D 투자에 소극적이면 향후 수주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