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PE 심층분석]
원익투자, '펀드청산'으로 앵커LP 확보 할까
⑨ 1호 블라인드펀드, 포트폴리오 1개 남겨...3000억 규모 새 펀드 조성 추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5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이자 벤처캐피탈인 원익투자파트너스(이하 원익투자)는 지난 1997년 설립된 운용사로 한미열린기술투자주식회사가 전신이다. 당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하며 처음 투자업계에 진입했다. 이듬해 대주주가 현재의 원익으로 변경됐고 바이오, 정보통신(IT) 회사에 투자하는 다수의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2009년엔 사명을 현재의 '원익투자파트너스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이후 2010년부터는 PEF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PEF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약 2년 동안 6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 하나밖에 결성하지 못했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2012년부터다. 당시 1700억원 규모로 첫 블라인드펀드 '원익 그로쓰챔프 2011의3호'를 결성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투자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해당 펀드는 KDB산업은행이 앵커LP(주요출자자)를 맡았다. 이후 원익투자는 산업은행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산업은행은 원익투자가 2018년과 2020년에 결성한 블라인드펀드에도 앵커LP로 나서는 등 든든한 우군을 자처했다. 이 펀드들은 각각 2000억원, 2113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회사 규모를 키우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키맨 3인방, PE 부문 확장 원동력


회사가 PEF 업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김동수 대표 중심의 탄탄한 인력구성이 꼽힌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장기신용은행, 동양종합금융 등을 거쳐 2005년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한국기술투자(현재 SBI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며 벤처캐피탈 업무를 시작했고 2007년 원익투자로 이직하며 PE 업계에 발을 디뎠다.


(왼쪽부터) 김동수 대표, 이형우 전무, 이필영 상무. (사진=원익투자파트너스)

한국기술투자에서 인연을 맺은 이형우 전무도 같은 시기 원익투자에 들어왔다. 한국기술투자에서 투자심사 및 자금집행을 맡았던 이 전무는 원익투자로 옮겨오며 기업구조조정업무를 맡았다. 회사가 PEF 사업을 본격화하기 이전, 김 대표와 이 전무가 이 분야의 초석을 다진 셈이다.


또 다른 키맨 이필영 상무는 이들보다는 조금 늦은 2010년 원익투자에 합류했다. 회사가 PEF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이 상무는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을 거친 금융맨 출신이다. 2009년 기업 투자 및 자문사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1년 만에 회사에서 나와 원익투자에 입사했다.


◆ 첫 번째 펀드 청산 가시화...네 번째 블라인드펀드 조성 추진


그간 탄탄한 기반을 다져온 원익투자 PEF 부문은 올해 역대 최대 금액인 3000억원 규모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펀드레이징(자금조달)에 성공하면 누적 운용자산(AUM) 1조원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현재 누적 AUM은 6925억원 수준이다. 중형 PEF로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다.


다만 올해 유난히 자금조달 난이도가 높아진 탓에 앵커LP를 찾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LP들은 출자 규모를 줄였지만 지난해 자금을 모으지 못한 많은 운용사들이 펀딩에 나서며 경쟁사가 늘었다. 앵커LP를 확보한 이후 다른 출자자를 모집하는 전략을 고수해온 원익투자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시장은 원익투자가 처음으로 조성한 펀드의 청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출자자(LP)들에 눈에 띄는 투자성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익투자는 그간 펀딩 과정에서 블라인드펀드 청산 이력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수익률을 산출할 수 있을 정도로 청산작업이 진행됐다. 앞으로 펀드레이징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3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원익 그로쓰챔프 2011의3호'에는 한 개의 포트폴리오만 남아있다. 이 펀드로는 총 8개 회사에 투자했는데 현재까지 6개 회사에서 엑시트를 완료하고 1개 회사를 손상처리했다. 마지막 남은 포트폴리오인 해양플랜트 기업 '칸'은 지난해부터 경영실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내년이면 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칸을 제외한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15% 수준이다.


원익투자는 올 하반기 진행되는 연기금 등의 출자사업에 지속적으로 지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산업은행 등이 출자 사업 공고를 내고 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도 조만간 출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원익투자파트너스는 대박 투자사례가 많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는 하우스로 정평이 나 있다"며 "처음으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청산이 다가오며 LP들에 내세울 수 있는 강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펀드 조성에 성공하면 누적 AUM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는 만큼 앵커LP 확보에 최우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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