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고로·전기로 혼합 '넷제로' 전략
안동일 사장 "친환경 철강사 도약 위해 역량 집중"
안동일 사장이 로드맵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제공=현대제철)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현대제철이 탄소중립로드맵을 발표하고 글로벌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그린보호무역주의(EU CBAM 등)에 대응해 친환경제철소로 전환한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고로·전기로 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는 사업구조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효율적으로 저탄소 생산체제로 진화하게 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2030년까지 당진제철소 전기로 투자를 통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체체 전환을 추진하고, 연간 500만톤의 저탄소제품 공급체제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저탄소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을 론칭, 자동차, 조선 등 수요시장의 탄소중립전환에 맞춰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2050 탄소중립 로드맵 발표


현대제철에은 지난 4월 2050년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직·간접 배출량을 12% 감축한다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글로벌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와 연계해 자국 산업보호 및 경쟁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현대제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고급 강재 생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를 구축해 탄소중립을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1단계로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화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2단계에서는 현대제철 고유의 신(新) 전기로를 신설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약 40% 저감된 강재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전기로에는 현대제철 독자기술에 기반 한 저탄소제품 생산체계인 '하이큐브(Hy-Cube)'기술이 적용된다. 하이큐브는 신전기로에 철스크랩과 고로의 탄소중립 용선, 수소환원 직접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핵심기술이다.


현대제철은 전방 수요시장의 저탄소제품 수요확대에 맞춰 2030년까지 연간 500만톤의 저탄소 철강제품 공급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저탄소제품 브랜드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을 론칭해 고객사 대상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신규 수요시장을 선점해 나갈 예정이다.


하이에코스틸은 친환경 제철로의 전환 의지를 담은 저탄소 철강브랜드로 Hy의 Bridge 형태와 ECO의 Infinite 형태로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자동차용 초고장력 1.0GPa급 저탄소 전기로 판재 시제품.(제공=현대제철)

◆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 생산 경험…제품경쟁력 ↑


현대제철은 지난 50년동안 축적해 온 전기로 제강 경험과 2010년 당진제철소 가동 이후 고부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고 연구개발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로 기반의 고부가 저탄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을 생산한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당진제철소 고로가동이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로를 활용해 약 100만톤의 자동차강판을 생산·공급했다.


현재 현대제철은 2025년부터 운영예정인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당진제철소 전기로 설비를 활용해 전기로 기반 저탄소 제품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최초로 1.0GPa급 자동차용 전기로 제품을 개발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전기로에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생산 및 부품 제작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발생을 크게 줄인 '저탄소 고급 판재' 생산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전기로로 일부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 및 부품 제작은 세계 최초이다. 


현대제철은 미세 성분 조정이 가능한 특수강 전기로 정련 기술과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압연 기술을 활용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하지 못했던 고급 판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시험생산에 성공한 저탄소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환원시켜 쇳물을 만들어내는 대신,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 및 철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쇳물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저감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저탄소 판재 시험생산 성공은 해외 완성차 업계가 발 빠르게 저탄소 제품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이룬 성과다. 현대제철의 저탄소 제품 공급 및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신규설비가 아니라 보유 중인 설비를 활용해 저탄소 고급 판재를 생산함으로써 '하이큐브(Hy-Cube)'로 대표되는 현대제철의 탄소중립 전략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 독자적인 저탄소 제품 생산기술 '하이큐브'


현대제철은 독자적인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저탄소 고급판재를 생산 목표를 세웠다.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가 하이큐브 기술의 핵심이다.


현대제철은 신개념 전기로에 스크랩(고철)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저탄소 쇳물), 수소환원 DRI(직접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강판 등의 고급판재류를 생산하게 된다.


이처럼 '고로와 전기로 양 부문의 시너지'라는 현대제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수립된 '하이큐브'는 원료와 공정, 제품 측면에서 탄소 저감 과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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