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최근 글로벌 배터리 기업은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향상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 용량의 한계성이 부각되면서 실리콘 음극재가 차세대 소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자체 연구를 통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있어 혁신을 이룬 기업이 있다. 올해 설립 5년 차를 맞은 '엔엠테크'다. 엔엠테크는 최근 이차전지 업계에서 기술력을 주목받으며 적외선(IR)센서 전문 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트루윈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공동 사업 약정을 체결했다.
김동현 엔엠테크 대표는 30일 딜사이트와 만나 "내년 4월부터 음극재 소재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차전지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빠르게 하고 용량을 늘리는 방법은 실리콘 음극재 기술밖에 없기에 세계적으로 실리콘 음극재 기술 확보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고체 전지 적용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 세계가 주목한 과학자·포스코 출신 김동현 박사 창업기업
엔엠테크는 지난 2009년 당시 31세의 나이로 세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과학자 김동현 대표가 설립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한양대 신소재공학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2007~2013년 포스코 신성장·소재 사업실을 거쳐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 2000인'에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등재되는 등 신소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다.
과학자로서 인정받은 김 대표가 설립한 엔엠테크는 원천기술로 실리콘 음극재 기술 관련 혁신을 이룬 기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엔엠테크의 핵심기술은 '수열 합성법'을 통한 음극재 제조다. 고체와 고체의 결합을 통해 만들던 기존의 음극재 제조 방식을 액체(사염화규소)와 액체(에틸렌글리콜)를 결합한 화학반응으로 바꿔 이차전지의 원가를 절감한다.
김 대표는 "합성 온도를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낮춰 가격 경쟁력에 직결된다"며 "이를 통해 국내외 실리콘 음극재 개발사와 비교할 때 뛰어난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터리 효율성은 기존 배터리의 충·방전시 80% 수준이지만, 95%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엔엠테크의 음극재는 내달 세계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중국 배터리 제조기업인 파라시스에너지(지리자동차 배터리 독점 공급사)와 수열합성방식을 이용한 고용량 실리콘산화물계 음극 소재를 적용해 유럽 내 중장비용 배터리팩 제조를 위한 협력을 진행했다. 이에 지난 4월 이탈리아 중장비 기업 이드로그루 크레인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팩 제조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수열합성법으로 실리콘 음극재를 만들면 기존 경쟁사 대비 30% 절감할 수 있는 소재이기에 해외에서 가격적인 장점을 주목한다"며 "수산화리튬 분말을 이용해 리튬을 코팅하는 기술을 보유해 충전 속도를 빨리 가져갈 수 있어 해외 고객사와 성능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계 음극재 소재에 대한 중요성은 정부 차원에서 강조되고 있다. 지난 29일 정부는 이차전지 분야에서 초격차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적 차원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리콘계 음극재 등 핵심 소재 확보를 핵심 임무로 설정했다.
◆ 실리콘 음극재 기술 바탕…내년부터 3년간 中정부 과제 수행
엔엠테크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GDAS 포산 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중국 정부 과제를 준비한다. 김 대표는 "실리콘 소재의 부피 팽창 억제를 위해 그래핀을 도입한 복합소재를 연구 개발하고 양산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미국,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가격경쟁력과 수명과 충전속도를 향상시켰던 점이 세계에서 통했다"며 "오는 10월 유럽에서 열릴 중장비 페어에 참여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서기업 트루윈은 지난 29일 엔엠테크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트루윈의 대전 공장에 남는 유휴 용지를 활용할 수 있고, 자동차용 IR센서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남용현 대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라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 대주전자재료, SK온, 애경, 엠케이전자 등 기업이 실리콘계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만의 경쟁력에 대해 "양산 공정 특성상 온도가 높거나 가스 처리에 대한 문제점 해결이 쉽지 않다"며 "액상과 액상의 화학반응을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양산을 바로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엠테크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3억원 가량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받았다. 이후 상장 전 자금유치(Pre-IPO)를 고려 중이다.
김 대표는 "내실있게 음극소재를 양산해 매출을 키우고 회사 규모를 탄탄하게 가져가는 게 1차 목표"라며 "기술특례상장 혹은 상장 전 자금유치를 통해 내년부터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고 2025년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 고객사가 배터리 셀 기업이기에 중국을 필두로 시작해 전기차 양산이 된다면 생산능력(CAPA)를 키워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하고 싶다"며 "나아가 미국 전기차 업체와도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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