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복귀하는 자의 자세
한경협, 전경련의 '정경유착·대기업 단체' 이미지 벗고 새출발하려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09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회장이 22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임시 총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출처=한경협)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타인을 용서하고 이로 인해 인류는 발전했다. 실수가 없었다면 발전도 없었을 것이고 휴머니즘이나 관용, 인류애, 사랑이라는 단어도 없었을 것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개인 혼자만의 사소한 실수도 있는 반면 타인을 넘어 조직과 사회, 국가에 인류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중대한 실수도 있다.


실수는 의도치 않은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알기에 때론 막대한 실수라도 하더라도 한번은 용서가 가능하기도 하다. 실수로 인한 피해와 규모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구성원의 판단은 다를 수 있겠지만 모든 실수에 다 가혹한 잣대를 대기엔 억울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수에 대한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실수를 통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본인의 잘못을 알리고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너희들도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죄 없는 자만 나에게 돌을 던지라"는 식의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다. 실수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잘못을 통해 피해 입은 사람에게 사과를 해야한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실수가 아닌 과오고 범죄고 자기정당화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과이불개'다.


최근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 신임회장이 과거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를 끊어내겠다"며 윤리경영위원회 설치했다.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를 비롯해 쿠팡, 배달의 민족 등 IT,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새로운 회원사 가입을 요청하고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무엇보다 과거 실수를 국민들에게 용서 받고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한경협이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 국민들에게 비난들 받았던 것은 단순히 국정농단에서 벌인 실수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전경련은 대기업을 대변하는 재계의 이익단체로서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나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연구결과나 입장을 강하게 내세웠다. 대기업의 강력한 자금력과 영향력으로 때론 단체교섭이나 노동권을 압박할 때도 전면에 나서 정치적인 행동들을 자주해왔다.


국정농단이 일어난 것도 대기업이 경제활동에서 사용자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정치권에 줄을 댔고 이는 정경유착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류진 신임 회장은 그러한 과오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기 위해 본인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취임 후 중기중앙회도 만나 상생을 약속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취임 간담회에서 과거 대기업 오너들 선친들과 친분이 있다고 했다. 과거 전경련을 만들 때 시작은 좋았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전경련이 사라지고 없어지기엔 안타까워 새출발에 나섰다고 했다.


전경련이 새로운 출발에 나서고 국내 경제계 역사에 길이 남는 훌륭한 단체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이켜야봐야한다. 과거의 실수가 단순히 실수로 끝나기 위해서는 다시는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대책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잘못에 대한 뉘우침과 개선이 없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의도가 들어간 범죄다. 그렇게 되면 실수는 또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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