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PG자회사 블루월넛, 다시 적자전환
상반기 1.3억 순손실…높은 내부거래 등 수익구조 '취약'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현대카드의 PG(전자결제지급대행) 자회사 블루월넛이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흑자를 내고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블루월넛은 설립 이후 매년 자산규모를 키워왔다. 모회사인 현대카드는 블루월넛에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낮은 시장 지위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 등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다.


29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블루월넛은 1억3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블루월넛은 올해 1분기에 3억43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한 바 있다.


◆ 자산 급성장‧모회사 지원에도 영업실적 '제자리'


블루월넛의 상반기 누적 영업수익(매출)은 547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7억2700만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블루월넛의 영업성과는 자산 성장세와 모회사의 지원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블루월넛의 자산 규모는 1289억8100만원으로 작년 말 941억7900만원 대비 37.0%(348억200만원) 증가했다. 이는 설립 당시 총자산의 19배에 달하는 규모다.



모회사 현대카드는 최근 블루월넛의 2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3분기 중 실행될 이번 유상증자 후 현대카드의 블루월넷 출자액은 기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가한다. 2016년 12월 자본금 70억원을 들여 설립한 블루월넛은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130억원, 100억원씩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충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블루월넛의 자본잠식률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블루월넛은 자본총계(104억원) 규모가 자본금(300억원) 보다 적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에 따른 자본잠식률은 65% 수준이다. 자본금이 200억원 증액되면서 자본잠식률은 이전의 절반수준인 39%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 낮은 시장지위, 현대차그룹 매출 집중 등 수익구조 개선 필요


블루월넛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낮은 시장지위와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 등 취약한 수익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블루월넛은 주 사업 분야인 PG부문에서 시장 지위가 낮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국내 PG사업을 이미 과점시장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KG이니시스를 비롯해 NHN KCP, 토스페이먼츠 등 선발 주자를 중심으로 시장 고착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비중이 높은 점도 약점이다. 지난해 블루월넛의 매출 1002억원에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이 86%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계열사별로는 기아차에서 698억원의 매출을 올려 가장 많았고, 그 뒤로 현대차 71억원, 현대모터아메리카(HMA) 52억원, 현대카드 30억원, 현대오토에버 10억원 등의 순이다.

PG사업의 경우 온라인 가맹점 확보를 위해 다른 카드사와 업무 제휴 등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회사인 현대카드와 경쟁 관계인 다른 카드사와의 파트너십이 어려워 신규 거래처 발굴이 순탄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높은 원가비용 부담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블루월넛의 매출원가는 총 935억원이다. 전체 매출 대비 비용이 약 94% 수준인 셈이다. 2021년에도 블루월넛은 95%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당분간 블루월넛의 수익구조 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도 향후 블루월넛이 현대차그룹의 내부거래 중심의 영업 전개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PG시장은 선발 주자를 중심으로 고착화가 진행되는 등 과점이 심화되면서 후발주자의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블루월넛의 경우 수익성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에서 운영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카페이와 온라인 결제 사업 중심의 영업방식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재 블루월넛은 현대·기아, 제네시스 카페이 등 모빌리티 결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차량 내 결제서비스(In Car Payment)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번 유상증자 결정 역시 해당 사업을 위한 자금 투입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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