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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짚어보기
OTT 침투에도 굳건…코드커팅 막았다
③ 결합상품 판매 등으로 가입자 이탈 방어...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은 아직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08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습에 맞서 나름 선방하고 있다. OTT 확산에도 IPTV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꾸준히 가입자 수를 늘리며 2위 사업자 지위를 굳건히 다지고 있어서다.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로 넘어가는 '코드 커팅' 현상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올해 2분기 유료방송 가입자 946만명을 기록했다. IPTV가 664만명, 케이블TV는 282만명의 가입자를 각각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시장에서는 넷플릭스 등 OTT 확산에 따른 경쟁 심화로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SK브로드밴드는 매분기 6~8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하며 '코드 커팅' 현상과 '코드 네버 세대' 출현 등 각종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낮은 방송수신료 ▲결합상품 판매 ▲다양한 OTT 제휴 등을 통해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동통신과 TV, 인터넷 등을 묶는 결합상품은 SK브로드밴드와 같은 유료방송 사업자의 최대 강점이다. SK브로드밴드는 결합을 통한 할인으로 고객을 유치한 뒤, 계약해제에 따른 위약금 조항 등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유영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국내 유료방송의 경우 북미지역 대비 현저히 요금이 낮고, 유·무선통신 서비스와 결합상품 가입자가 많아 OTT를 신규로 구독하더라도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사 IPTV 서비스에 OTT 플랫폼을 탑재해 상호간에 콘텐츠와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을 활용하는 협력체제가 구축된 점도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OTT 침투에 따른 타격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는 OTT가 VOD(주문형비디오) 시청을 대체하면서 VOD 이용률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VOD 서비스는 방송 채널 다시보기와 극장 개봉작이 주력 콘텐츠다. 방송 수신료와 홈쇼핑 송출 수수료 대비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VOD 이용률 하락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광고 시청 등 VOD 서비스에 대한 불편도 이용률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료방송은 OTT와 달리 VOD를 이용할 때마다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2022년도 유료방송 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IPTV에서 유료 VOD 한 편당 평균 0.6회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평균 광고 시간은 14.8초다. 무료 VOD는 한 편당 평균 광고 횟수와 광고 시간이 각각 0.8회, 18.1초로 나타났다. 


SK브로드밴드는 OTT에 맞서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유통 역량을 키우고 있다. OTT 대명사로 군림한 넷플릭스가 증명하듯 양질의 콘텐츠 공급은 미디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21년 콘텐츠 제작 자회사 미디어에스 설립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디어에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채널S'의 전체 프로그램 중 70%를 독점 콘텐츠로 편성하며 인지도를 쌓고 있다. 다만 2년 넘도록 채널S 이름을 제대로 알리는 대박 콘텐츠를 내놓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향후 콘텐츠 흥행 결과에 따라 미디어 사업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SK브로드밴드는 올 상반기 기준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부문에서 94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수치다. 시장 포화로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매출 성장세도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 연구원은 "유료방송 시장은 OTT 확대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도 낮은 수준의 요금과 유·무선통신 결합판매, OTT 제휴 등으로 가입자를 계속해서 유치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있는 가입자 규모와 콘텐츠 경쟁력 약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이익창출력도 임계점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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