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우리금융 주주가치
국민연금 '손절'에 과점주주 평가손실
자사주 매입·분기배당 실시 호재에도 주가 '요지부동'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 제공=우리은행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주가는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올해 은행주가 주주환원 확대로 시장에서 배당주 매력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지만 우리금융의 주가는 기대에 호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KB금융지주 등 타 은행지주의 지분율을 늘린 반면 우리금융 지분율은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우리금융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올해 보유 지분 축소에 나섰고, 민영화에 참여한 IMM PE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과점주주도 초기 출자금액 대비 평가손실 구간에 빠졌다.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9부능선 넘었지만 주가 '지지부진'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4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총 96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취득 주식 수는 826만3466주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21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의했다.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재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추진한 것으로,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었다. 취득 기간은 오는 10월24일까지이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것은 5월말부터로, 매 영업일마다 10만주에서 20만주씩 자사주 취득을 신청했다. 체결 수량은 신청 수량에 비해 미달한 경우도 있어 현재까지 취득한 자사주는 총 826만3466주이며, 금액으로는 96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는 자사주 취득 목표였던 1000억원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25일 매입 물량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최근 일당 20만주씩 자사주 취득을 신청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1~2영업일 내 목표치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처음으로 분기배당도 실시한다. 지난해까진 중간배당을 실시했지만, 올해 반기부터 분기배당으로 배당 기조에 변화를 줬다.


문제는 지금까지 없었던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분기배당 실시 등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한 4월21일 주가는 종가 기준 1만1750원이었는데, 이달 25일 1만156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오히려 발표일 주가보다 하회하고 있다.


우리금융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90% 이상 진행됐고 분기배당까지 실시하는데 주가는 전혀 반응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불만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개별 종목으론 호재이지만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움직임이 은행업종 전반적인 흐름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리금융의 주주환원정책이 타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매력적이지 않단 설명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은행 섹터가 타 업종 대비 전망이 좋아 수급이 몰리는 상황이라면 우리금융도 주가가 지금보단 더 나을테지만, 현재 시장 수급이 그렇지 않다"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주주환원을 하는 쪽으로 투자자 자금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전반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금융의 주주환원이 피어 그룹 대비 뛰어난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분기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이 4대 금융지주 중에선 가장 늦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지분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우리사주조합(9.52%)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7.15%였다.


다만 올해 들어 지분율이 큰 폭 줄었다. 반기보고서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6.36%로 전년 말에 비해 0.79%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실적과 주주환원 모두 업종 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KB금융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난해 말 7.95%에서 6월말 기준 8.22%로 0.27%포인트(p) 확대해 우리금융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 민영화 과점주주도 평가손실 어쩌나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5.57%)와 유진PE(4.0%), 푸본생명(3.97%), 한국투자증권(3.92%), 키움증권(3.78%) 등 과점주주들도 평가손익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 과점주주들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을 가지고 있다.


이 중 IMM PE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은 2016년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과점주주로 낙찰돼 지금껏 과점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푸본생명은 2019년 9월 우리지주가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유진PE는 2021년에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과점주주로 합류했다. 



과점주주 지위 확보 당시 투입한 금액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2016년 과점주주로 들어온 IMM PE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의 경우 IMM PE는 약 4800억원,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약 3200억원씩을 지분 확보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29.7%를 처분해 공적자금 약 2조4000억원을 회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IMM PE가 6.0%,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 4.0%의 지분을 낙찰받았다. 이를 추산하면 주당 1만1900~1만2000원에 해당한다.


푸본생명은 2019년 우리카드 완전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3585억원에 우리금융지주 주식 2889만707주를 확보했다. 1주당 1만2408원에 해당한다. 유진PE는 2021년 12월9일 주당 1만3213원에 사들였다. 유진PE의 보유주식 수는 2912만2421주로 초기 투입 금액은 3848억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들은 대부분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다. 25일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전일 대비 0.34% 하락한 1만1560원이다. 주당 금액으로 보면 과점주주 중에선 유진 PE의 평가손실이 가장 큰 셈이다. 과점주주는 아니지만 유진 PE와 같이 예보로부터 지분을 매입한 두나무와 얼라인파트너스(각 1.0%)도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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