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독감을 감기와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완전히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질환이며, 감기는 200여가지 다양한 바이러스를 통한 호흡기 질환이란 점에서 예방을 위한 접근 방식을 차별화 해야 한다. 더욱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유전자 수준에서 소수의 변이가 일어나 반복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겨울에서 봄까지 유행하던 시기적 특성에서 탈피해 여름철까지 이례적으로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되는 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보건당국 역시 현재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으로 한정한 독감백신 무료접종 대상을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22일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L하우스'를 방문해 국내 최초 세포배양 방식으로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생산 과정을 살펴봤다.
안동L하우스는 총면적 2만평으로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해 있으며, 연간 생산 규모만 5억도즈에 달한다. 해당 시설은 2014년 KGMP, 2021년 EU GMP 인증을 획득했다. 크게 생산동(L1)과 사무동(L3), 동물실험실(L2)로 나눠진 이곳에서는 원액과 완제, 분석, 동물실험 등 백신 생산의 모든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안동L하우스에서는 스카이셀플루와 함께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인 스카이 조스터, 바리셀라 등이 제조 생산되고 있다.
앞서 안동L하우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자체 백신인 스카이코비원과 함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 생산에 집중했다. 이에 작년까지만 해도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에 따른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시도 때도 없이 독감이 유행함에 따라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재개하게 됐고, 추후 3만평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충해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스카이셀플루는 유정란 방식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으로 제조되는 백신이다. 유정란 방식에서 야기할 수 있는 변이과정이 없어 보다 백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를 배양하며 타깃하는 부분을 증식시키고 원하는 바이러스를 회수하기 위해 정제이후 농축시켜 원액생산을 완료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삼엄한 보안과정상 스카이셀플루의 생산공정 전체를 확인할 순 없었다. 대신 품질관리와 함께 완제, 포장 공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생산동 내 QC(품질관리)부문 공정을 안내한 이주섭 팀장은 "백신내 항원을 체크해 표준 원액을 만들고 최종제품을 만드는데 단계마다 얼마만큼 항원이 있는지 체크를 하고 있다"며 "백신 내 주항원은 헤마글루티닌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는 헤마글루티닌의 함량을 기준으로 하는데 헤마글루티닌의 함량을 시각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인 방사면역확산법(SRID)를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원액 생산이 일찍이 마무리돼 원액 현장을 확인하긴 어려웠지만, 해당 부문 담당 관계자는 "농축 과정을 거쳐 최대 2000 리터의 원액이 만들어지는데 만들어진 4가지 바이러스주 원액을 섞으면 최종 원액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방문한 DP(완제의약품)공정에서는 제조된 원액을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완성시키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최초 불량검사 이후 로드삽입 및 라벨링 단계를 거쳐 블라스터 포장까지 이뤄지는데 수율에 따라 상이하지만 통상 한시간에 1만8000통을 생산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안동L하우스 DP공정부문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가 완제까지 완료되는 기간은 원액부터 37일부터 40일 소요되며 최종 불량률은 1%수준"이라며 "대한민국 백신 기술력의 결정체로 이번 출하 결정으로 차별화된 백신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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