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긴급진단
D램 재고 여전 "내년 초 돼야 반등 가능"
D램 ASP는 3분기, D램 가격은 4분기 반등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왼쪽에서 두번째) 삼성 회장이 삼성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올해 전기전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IT수요 위축, 반도체 재고 폭증 등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4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급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1위 DNA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D램은 적자에 허덕였고, TV·가전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 역시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재 전기전자 업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개선돼야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해외신용평가사, 국내 증권사, 시장조사업체 등 15여개의 업체들을 통해 긴급 진단을 진행해 본다. /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국내 12곳의 증권사들이 국내 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에 대해 여전히 공급 대비 수요가 더뎌 올해 4분기나 내년 초는 돼야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DDR5, HBM3와 같은 신규 하이엔드 수요 급증과 본격적인 감산 효과 등으로 인해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전방 수요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업황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들이 DDR4, 낸드 등에 대한 추가적인 감산을 시행 중이며 상반기 대비 재고가 피크아웃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은 많았다.


◆ 업황 어렵지만 하반기는 나아질 듯


21일 딜사이트가 국내 증권사 12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기전자 업계 하반기 전망 및 진단을 실시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우 D램은 감산이 선행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면 낸드플래시는 올해 하반기가 지나고 내년이 돼야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D램은 올해 2분기 재고가 정점을 찍었으며 하반기에는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는 제조사의 공급 감소에 따른 것으로, 수요는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HBM3 등 AI서버 관련 제품이 힘을 싣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시점은 2024년부터라는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주가 반등 및 수요가 좋다고 하는 부분은 AI 서버에 국한됐다"면서 "AI 서버 관련 비중이 높은 업체는 평균판매가격(ASP), 영업이익률에서 다른 업체와는 차별성이 뚜렷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이어 "(D램 등) 시황을 잘 반영하는 가격 흐름은 연말까지는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일부 신규 수요가 발생해 고객사들이 재고 확보 의지가 생기는 시점은 내년 초"라고 덧붙였다.


DDR5, HBM3와 같은 신규 하이엔드 수요와 달리 DDR4, 낸드(NAND)와 같은 기존 제품들의 수요는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감산으로 인해 하반기 시장은 상반기 대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공급 대비 수요, 즉 상대수요의 개념이 업황 판단에 있어 중요하다"면서 "생산업체들이 하반기 DDR4, NAND 등에 대한 추가적인 감산을 시행 중이며 상대수요의 개선은 점진적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도 "IT 제품 수요는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나,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해서 계절적인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세에 진입했고, 하반기에 걸쳐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침체된 반도체 시장의 업황을 본격 반등시킬 IT 수요 반등은 내년 2분기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선임 연구원은 "반도체 저점 형성 및 일부 반등은 이미 시작됐으며, IT 업황의 본격 업황 반등은 내년 2분기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IT 업황의 본격 반등 이전에 재고 비축이 선행될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의 본격 반등은 올해 4분기"라고 전했다.


증권사별 2023~2024년 전기전자 시장 전망

◆ D램 가격 4분기 반등, ASP도 3분기 상승


D램 고정가격은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증권사의 전망이었다. 구체적으로 D램 메모리 현물 가격 반등은 3분기 말, 고정가격은 4분기 반등이라는 분석이다.


SK증권은 "D램 고정가격은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며 "다만 HBM, 고용량 DDR5 등에 따른 믹스 효과로 업계는 블렌디드(Blended) ASP(평균판매단가) 방어를 미리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증권도 "레거시 D램의 재고가 많아 모든 제품의 가격이 반등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ASP는 HBM 등 고가 제품의 영향으로 이미 2분기에 반등하였거나 3분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D램 ASP는 3분기부터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LPDDR5와 PC DDR5 등 DDR5의 제품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DDR4는 여전히 재고조정 영향으로 3분기에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실수요가 있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ASP는 살아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3분기부터 D램의 ASP가 상승하고 D램 가격도 전분기 대비 5%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요가 부진한 DDR4 제품도 재고조정을 마무리하고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여전히 D램 가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많다. 최근 SK하이닉스 D램 ASP가 상승세로 반전했지만 이는 제품믹스에 따른 영향이지 일반 제품의 가격이 반등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IBK증권은 "D램 가격 하락이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정 거래 가격은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4분기 때 반등을 기대하는 업체도 있지만 앞서 얘기한 수요 부진으로 가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며, 가격 반등은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2024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낸드, 내년 상반기까지 힘들 것


낸드플래시의 경우는 D램과 달리 고성능 제품 부재로 신규 성장 동력이 떨어져 시장 회복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감산으로 D램보다 반등 시기는 늦겠지만 내년 중반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낸드는 D램보다 늦은 내년 2분기 반등을 예상한다"면서 "D램 실적이 반등하면서 낸드 적자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흑자 전환은 내년 1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추가적인 감산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늦으면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감산활동이 지속, 수급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가 지나면서 감산효과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요 서버 고객 위주의 회복세가 시작된다면 내년도 낸드 수급 정상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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