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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카 투자 약속 미이행…그룹 IPO 차질 빚나
③법적 구속력 없지만 세밀하게 심사 받아 호텔롯데 상장 악영향 우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6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가 '2023 CEO IR DAY'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롯데렌탈)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롯데렌탈이 상장 당시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추후 롯데그룹 기업공개(IPO)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 계획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진 않지만, 투자자 기만으로 볼 여지가 있는 터라 그룹사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단 이유에서다.


롯데렌탈은 2021년 8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하기에 앞서 몇 가지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약 8509억원의 현금을 밑천 삼아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구심점인 그린카를 적극 육성하겠단 게 대표적이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타법인증권취득(그린카)에 10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카셰어링 사업의 성장성이 높게 점쳐진 만큼 선제적인 투자로 신규 차량 구매와 플랫폼 고도화,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겠단 구상이었다.


그린카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막대한 규모의 투자금 확보가 필수였다. 롯데렌탈이 상장 전 그린카의 지분 출자를 두고 사모펀드 운용사(PEF)와 논의를 거쳤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실제 롯데렌탈은 IPO를 준비하던 2021년 초부터 그린카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했다. 당시 보유 중이던 그린카 지분(84.7%)의 최대 30%를 1000억원대에 매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롯데렌탈 상장이 구체화되면서 해당 계획은 철회됐다. 1조원대에 육박하는 시장가치를 인정받은 그린카가 롯데렌탈의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뿐더러 지분 축소의 실익이 떨어지다고 판단해서다.


문제는 롯데렌탈이 상장한 지 2년이 흘렀음에도 그린카에 대한 투자 결과물이 없단 점이다. 020년 말 기준 128억원이었던 그린카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67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롯데렌탈이 상장 당시 언급한 전기차 전용 서브 카셰어링 브랜드 론칭이나 빅데이터 기반의 카셰어링 상품 출시 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장은 롯데렌탈의 사업계획 미이행이 추후 호텔롯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점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렌탈 상장은 롯데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초석인데,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단 전적이 생긴 터라 시장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롯데정보통신(2018년) 이후 3년여 만에 상장한 롯데렌탈은 대주주인 호텔롯데(37.8%)의 기업가치를 키워야 한단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당시 밝힌 투자 계획 등을 무조건 이행해야 한단 규정이나 지침은 없다"면서도 "미이행 사례가 파악되면 관련 내용을 정밀하게 들여다 볼 수밖에 없고, (그룹사 상장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렌탈 관계자는 "그린카에 대한 자금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렌탈 부문에서 친환경차 집중구매 후 위수탁 계약을 통한 차량 제공 방식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기적절한 투자를 받지 못한 그린카가 시장 경쟁력을 상실했단 평가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잦은 전산 오류와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확대되면서 적자를 내고 있어서다. 예컨대 그린카는 올 상반기 기준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나아가 과거 30%에 달했던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도 현재 10%대 후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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