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청신호 KT 김영섭호…이권 카르텔 몰아내기 임박?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ISS 등 김영섭 CEO 선임 '찬성' 권고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4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신임 CEO 후보 (제공=LG CNS)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자 선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KT 안팎으로 대대적인 인사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정통 'LG맨'인 김 후보는 과거 LG CNS 대표 시절 부실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기술역량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회사 체질을 바꾸는 데 앞장선 경험이 있다. 김 후보가 이 같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부 순혈주의가 짙게 깔린 KT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영섭호 출범 청신호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의 KT CEO 선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KT 전체 조합원의 99%(1만6000여명)가 가입한 KT노동조합을 비롯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 등 다수 이해관계자들이 김 후보의 CEO 선임을 지지하고 있어서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KT CEO 후보자로 최종 선임됐다. 1984년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한 후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그룹 재무통으로 활약했다. 이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LG CNS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사업부 통폐합과 인사 평가 방식 개선 등 경영 효율화를 이끌었다. 


KT는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김 후보의 KT 대표이사 승인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김 후보는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KT CEO로 정식 선임된다. 


KT노조는 지난 7일 '김영섭 후보의 CEO 선임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가 미래성장에 대한 혁신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KT가 국민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적임자임을 믿고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글래스루이스와 ISS도 김 후보자 선임 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는 "후보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중대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모든 후보자 선임에 찬성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ISS도 "김 후보의 역량과 핵심 및 신규 사업의 장기적인 목표를 고려했을 때 김 후보자는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로 보인다"며 "이전 경영진의 불법 정치 자금 개입 전적을 고려했을 때 기업 문화와 경영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후보자의 강한 의지는 이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권 카르텔 몰아내기 어디까지


김 후보는 임시 주총에서 차기 CEO로 선임되면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부터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사상 초유의 CEO 공백 사태로 본사와 50여개 계열사 인사가 모두 미뤄졌다. 지난해 말 임기 만료된 일부 임원들과 계열사 대표들의 계약기간을 자동 연장하며 위기 상황에 대응했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향후 경영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자리만 채우고 있는 임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KT 계열사 관계자는 "새 대표이사가 선임되면 기존 사업 방향이나 조직 구성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직 임원들이 섣불리 의사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새 대표이사가 올 때까지 기존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제한된 경영 상황이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그동안 CEO가 바뀔 때마다 주요 임원진과 계열사 사장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물갈이를 추진해 왔다. 지난 6월 기준 KT 미등기 임원은 사장 2명(강국현·박종욱), 부사장 7명(박병삼·서창석·송재호·신수정·신현옥·안상돈·우정민), 전무 20명(김봉균·김영우·김영진·김이한·김채희·김훈배·안창용·안치용·양율모·옥경화·이공환·이선주·이창호·이현석·임종택·장상귀·정정수·조훈·지정용·최찬기) 등 98여명이다. 이 가운데 김 후보와 함께 사내이사로 내정된 서창석 KT네트워크부문장을 제외하면 대다수 임원들의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김 후보가 정부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KT 이권 카르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전임 대표와 손발을 맞춘 경영진을 상당수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여부도 관심사다. 과거 외부 출신 CEO 중 이석채·황창규 전 회장 등이 취임 후 수천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지난 6월 기준 KT 직원 수는 2만117명으로 평균 근속연수가 21.8년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과감한 조직 혁신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올해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이 3~4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취임과 더불어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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