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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그린카, 롯데렌탈 상장 위한 도구?
②높은 잠재력 인정받았으나…모기업 약속한 투자금 경쟁사로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롯데렌터카)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롯데렌탈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적잖은 공을 세웠던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모습이다. 한때 조(兆) 단위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그린카지만, 모기업의 방치로 성장이 정체된 데다 이렇다 할 미래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2021년 8월1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롯데렌탈의 주당 공모가는 5만9000원, 시가총액은 2조1614억원이었다. 동종업계인 SK렌터카, AJ네트웍스의 주가(2021년 7월 평균 기준)보다 각각 4배, 10배 높은 숫자였음에도 고평가 논란은 크지 않았다. 피어그룹(유사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 코스피 평균보다 높은 공모가 할인율을 적용한 까닭이다.


특히 롯데렌탈은 공모가를 산정하며 자회사 그린카를 배제시켰다. 금융감독원이 이른바 '뻥튀기 공모가'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던 시기여서 보수적인 가치평가가 불가피했단 게 중론이다. 시장은 그린카가 모기업 공모가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성공적인 상장을 이끄는 데 한몫 했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롯데렌탈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지탱하는 그린카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증권가는 그린카가 롯데렌탈 주가를 부양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부터 45%에 달하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을 기록할 뿐더러 2020년 말 기준 카셰어링 업계 최초로 영업흑자를 달성한 까닭이다. 그린카 기업가치 미반영에 따른 밸류에이션(가격) 저평가도 롯데렌탈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당시 카셰어링 업계 1위인 쏘카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대로 거론됐던 점을 고려하면 그린카 몸값은 1조원대 안팎이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렌탈이 그린카를 앞세운 미래 비전을 밝힌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김현수 전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IPO 기자간담회에서 "빠른 시일 내 전기차 전용 카셰어링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단순한 렌탈 서비스를 넘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의 11% 수준인 1000억원을 그린카에 투자하겠단 계획을 언급했다.


롯데렌탈이 상장 2주년을 맞은 현재 그린카는 뒷전으로 밀려났단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롯데렌탈이 주력인 장기렌터카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쏘카가 급성장하는 와중에도 투자 약속을 미이행하고 있어서다. 


실제 그린카의 사업 성과와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2021년 4분기 말 기준 9498대였던 그린카의 보유 대수는 올 2분기 말 8800대로 7.3% 줄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은 34%에서 19%로 1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61.5%(416억→160억원)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에 그린카 기업가치는 3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시장은 추정 중이다.


주목할 부분은 롯데렌탈이 그린카를 제외한 신사업 영역에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단 점이다. 앞서 회사는 작년 3월 1800억원을 들여 쏘카 지분 13.9%를 취득하며 3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올해 7월에는 중고차 앱 운영사인 핀카에 상환전환우선주 2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바꿔 말하면 롯데렌탈의 현금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아님에도 그린카를 육성할 의지가 없는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롯데렌탈 관계자는 "본업 위주의 사업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본업을 강화한 이후 그린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롯데렌탈은 2013년 국내 최초의 카셰어링 업체였던 그린카 지분 49%를 80억원에 취득하며 모빌리티 산업에 진출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인수하며 지분율을 84.7%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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