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슈펙트, 중국 진출 '잰걸음'
현지 임상 종료…허가신청 위한 제출 자료 준비 중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제품. (제공=일양약품)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일양약품이 자체 개발한 백혈병치료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중국 현지 합작법인인 양주일양유한공사에 슈펙트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지 10여년 만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슈펙트에 대한 중국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임상3상을 완료하고 시판허가신청(NDA) 제출 자료를 준비 중이다. 일양약품이 개발한 국산 18호 신약 슈펙트는 아시아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 4번째로 개발된 백혈병치료제다. 출시 당시 글리벡, 타시그나 등 기존 1차 치료제 사용 후 실패한 환자들에 대해 2차 치료제로 허가됐지만 이후 추가 임상을 통해 2015년 10월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슈펙트는 '백혈병치료제 국산화의 길을 열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타이틀이 무색하게 국내에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일양약품이 슈펙트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서두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2013년 중국 정부와의 합작법인인 양주일양에 원료 판매조건으로 기술수출을 완료했고, 이후 현지 임상을 진행해왔다. 


업계는 슈펙트가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매년 수 만명 이상의 백혈병 신규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고가로 처방되는 기존 백혈병 치료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슈펙트가 경쟁약 대비 저렴하게 출시될 경우 처방인구를 대폭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슈펙트는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현상이 심한 국내 시장의 특수성으로 상업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중국 등의 시장에서는 준비만 잘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자체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제 대비 저렴하지만 우수한 효능·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일양약품이 오래 전부터 중국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 온 것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일양약품은 1998년 중국 고우시와 함께 전문의약품(ETC) 전문 중국법인인 양주일양을 세웠다. 일양약품이 보유한 지분율은 52%고 나머지 48%는 중국 고우시가 보유 중이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화 전략을 펼 경우 허가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중국 자국산업 육성책에 따라 보다 완화된 허가 기준을 적용 받을 수 있다"며 "그런면에서 보면 슈펙트의 현지 품목허가 가능성도 높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양약품이 중국 내 슈펙트 가격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알 수 없지만 기존 치료제 대비 최소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지 않겠느냐"라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약가를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백혈병은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희귀의약품으로 평생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약가 책정은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일양약품 관계자는 "현재 슈펙트 중국 임상3상을 마치고 허가신청을 위한 준비작업 중"이라며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진출의 교두보인 터키와 주변 6개국, 그리고 러시아 제약사와도 수출 본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속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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