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회사채 발행 기지개…첫 주자 '동원F&B'
미국·중국 등 크레딧 리스크 이슈에 투심 위축…"내년 금리인하 베팅 매수 유효"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동원그룹 사옥 전경. (제공=동원그룹)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반기보고서 제출을 마친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을 찾아 자금조달을 재개한다. 동원F&B(A+)를 시작으로 KT&G(AAA), 포스코인터내셔널(AA-), 현대건설(AA-) 등 다양한 신용등급에서 회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다만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러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오는 17일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재 동원F&B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동원F&B가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20년 9월 이후 약 3년여만이다. 당시 3년 단일물로 5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서 2345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 발행액을 600억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내달 만기도래를 앞두면서 선제적인 차환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동원F&B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연합자산관리 ▲SK실트론 ▲현대로템 ▲DN오토모티브 ▲삼척블루파워 ▲롯데케미칼 ▲KT&G ▲현대건설 등이 연이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공모채 발행시장은 지난달 말 다올투자증권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이후 반기보고서 시즌을 앞두고 3주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통상 8월 중하순부터는 기업들이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자금조달을 재개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붐비는 시기인데, 올해는 상반기에 공격적으로 자금조달이 이뤄지면서 다소 한산해진 모습"이라면서도 "차환 등 자금 소요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투자수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사실상 종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당초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신용강등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 위기에 처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의 불안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 금리는 주요국의 크레딧 이벤트와 함께 고용과 경기, 물가 지표 발표에 따른 추가 긴축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크레딧 투자에 있어 추가 금리 상승 압력과 대외 크레딧 이벤트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타이밍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살 만한; 회사채를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은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유동성은 충분한데 전세계적으로 신용 이슈가 잇따르고 있어 투심이 위축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의미 있는 반응이 있는 것은 아니고 조심스러운 기류가 생긴 정도"라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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