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금융3사 '카드·커머셜·캐피탈', 실적 희비
현대카드·현대커머셜, 이익 성장…현대캐피탈, 이자·충당금 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 신사옥 전경(제공=현대캐피탈)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등 현대자동차그룹계열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가 전년 대비 호실적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현대캐피탈은 올 들어 모회사인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영업수익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등을 포함한 영업비용 역시 대폭 증가하며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16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계열 여전사 3곳 중 현대카드와 현대커며셜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카드, 카드사 순익 증가 '유일'…애플페이‧아멕스 효과 '눈길'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5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액수다. 올 상반기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카드사 7곳 중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뿐이다. 다만 롯데카드의 경우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이익이 실적에 반영됐는데,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때문에 사실상 카드사 중 상반기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현대카드의 실적 증가는 건전성 중심으로 금융상품을 운용하고 리스크 관리로 대손비용을 줄인 효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3월 애플페이 출시와 5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의 단독 파트너십 체결 등도 본업인 신용카드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반기말 현대카드의 총 회원수는 1147만명으로 전년 동기 1058만명 대비 8.4%(89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6개월 새 43만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또한 현대카드의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은 1조6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7.4%(1104억원)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출시와 아멕스 단독 파트너십 체결 등 신용카드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회원 성장 호조세와 영업수익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건전성 중심의 금융상품 운영으로 대손상각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현대커머셜, 우량자산 취급…자본적정성‧리스크 관리 '집중'


현대커머셜은 지난 상반기 순이익 9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1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20.5%(243억원) 적다. 하지만 현대커머셜이 지난해 2월 현대카드 지분 4%를 인수함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관련 일회성이익 470억원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액수다.


현대커머셜의 상반기 말 영업수익은 3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649억원) 늘었는데, 낮은 대손비용율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말 현대커머셜의 총 자산 규모는 11조4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956억원) 증가했다. 외형 확대보다 우량자산 중심의 취급과 이익적립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된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커머셜의 레버리지배율은 상반기 말 기준 7.4배로, 지난해 말 8.8배에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고위험자산 축소, 연체채권 조기매각 등 리스크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상반기말 기준 현대커머셜의 1개월 미만 연체율과 1개월 이상 연체율은 각각 0.11%와 0.70%로, 총 연체율은 0.81%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선제적으로 차주 신용도 기준 및 선수율을 상향 하는 등 심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금융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연체채권 조기매각 등 사후적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현대캐피탈, 영업비용에 '발목'…비용구조 최적화로 수익성 방어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188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2449억원 대비 23.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은 대손비용 등을 포함한 영업비용이 대거 증가하며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말 영업수익은 2조1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022억원 대비 35.5% 증가했다. 자동차금융 중심 우량 포트폴리오 효과로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늘었다. 고수익 차종 중심 리스 수요 확대로 리스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한 1조1627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영업비용 증가폭이 매출 증가폭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고금리 여파로 인한 이자비용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등 영업비용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영업비용은 1조9364억원으로 전년 13349억원 대비 45.1%나 증가했다. 이 중 이자비용은 5190억원을 기록, 전년(3076억원) 대비 68.7%(2114억원) 늘었다. 이밖에 대손비용은 1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늘었으며, 판매관리비도 3.5% 증가한 3337억원을 기록했다.


금리상승은 캐피탈사 이자마진과 대손비용 측면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조달환경 저하는 자금조달 및 유동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 들어 조달금리는 다소 하락했으나 국내외 물가상승률, 실물경기 및 금융시장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이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상반기 순익 감소와 관련해 현대캐피탈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와 올레인 등 해외법인 지분법 손실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탓이 크다는 입장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 차 판매 지원이라는 미션을 수행하고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동차 할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무이자 할부 등 상생금융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는 직전분기대비 영업이익 40%, 당기순이익은 90% 증가하는 등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들어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올 상반기, 캐피탈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30일 이상 연체율 1% 미만(0.98%)을 달성했다. 또한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을 80%로 가져가는 등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부동산 PF 자산은 전체 자산 중 3.5%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 전인 지난해 8월부터 내부적으로 신용위기 1단계 선언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비용구조 최적화를 통한 수익성 방어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리스 중심 수익 확대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경쟁 우위를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프로세스화 및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OPEX율(판매관리비/상품자산 평잔)이 감소했다"며 "비용구조 최적화를 통한 수익성 방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