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니카라과에 '생산 법인' 설립 나선 이유
미국 시장의 성장에 대비한 선제적 설비 확보…시장 "지리적 이점과 다양한 혜택도 누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세실업 니카라과 생산 법인(Hansae International)/출처=한세실업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한세실업이 중남미지역 니카라과에 신규 생산법인을 설립한다. 향후 미국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케파를 늘리기 위해서다. 시장에선 중남미 지역이 가격과 납입기간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한세실업이 해당 지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미국 시장이 올 4분기부터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 되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 결정이 실적 반등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1998년 니카라과에 Hansae International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남미와 동남아 지역에 생산 법인을 구축해왔다. 중남미의 경우 니카라과 1곳, 과테말라 2곳(Hansae Pinula 2005년, HS APPAREL 2009년), 아이티 1곳(Hansae Haiti, 2016년)의 생산법인을 갖추고 있으며, 과테말라 지역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해 원단 법인(THE GLOBAL GUATEMALA MICHATOYA)도 작년말 건립에 착수했다. 동남아의 경우 베트남 5곳, 인도네시아 3곳, 미얀마 2곳에 생산 법인을 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세실업의 이사회가 올 5월 니카라과의 'AALFS DOS' 법인 인수와, 6월 신규 법인(Hanse Sebaco) 설립 안건을 각각 의결했단 점이다. 미국 시장의 성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생산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니카라과는 공단 법인과 사업 법인으로 구분하여 사업허가가 난다"며 "최근 인수한 AALFS DOS 법인은 공단 법인으로 토지 장기 임대와 기존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며, 신설 예정법인은 의류 생산을 영위할 사업 법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니카라과의 생산케파를 증설하는 것은 중미 생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며, 이를 통해 베트남 외 국가에서 매출 성장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한세실업의 대형 바이어인 ▲갭 ▲KOHL's ▲칼하트 ▲H&M ▲나이키 등이 몰려 있는 미국 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해당 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만 봐도 한세실업의 총 매출액(8116억원) 가운데 미국 시장(841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6.5%에 달했다. 


따라서 동남아 대비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시장 변화에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을 갖춘 중남미를 낙점했단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아울러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등 다양한 무역 혜택도 누릴 수 있는 데다, 중남미 지역 국가들이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세금 혜택도 주고 있어서다. CAFTA는 중미지역에서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무관세를 적용 받는 협정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북미지역의 바이어들이 자체 생산 공장을 철수하고, OEM 위탁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한세실업, 신원 등 국내 OEM 업체들이 중미지역에 전초기지를 세워나가고 있다"며 "무역혜택, 낮은 인건비,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세실업의 가장 큰 발주처인 GAP 그룹의 재고자산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이에 올 4분기부터 1년여 동안은 재고보충이 이뤄질 것이고, 이에 한세실업은 CAPA 증설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세실업이 매출 지역 다변화가 필요하단 지적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한세실업은 미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며 "올 상반기 같이 미국 경기가 나빠지면, 중저가·캐쥬얼 생산 비중이 높은 한세실업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관계자의 설명처럼 한세실업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6%(6106억원→4302억원), 20.1%(556억원→444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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