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봇 개발社 엔도로보틱스, 100억 투자 유치
투자 혹한기 불구 몸값 두배 껑충…프리미어파트너스 등 베팅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도로보틱스가 개발한 비침습 수술로봇 '로즈 플랫폼'. (출처=엔도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비침습(피부를 뚫거나 절개하지 않는 방식) 수술로봇 등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엔도로보틱스가 1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며 저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몸값도 직전 라운드 대비 두 배 이상 뛰어 올랐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도로보틱스는 이번주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투자에는 프리미어파트너스, 엘앤에스벤처캐피탈,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동훈인베스트먼트, 패스파인더H 등이 참여했다. 패스파인더H는 지난 라운드에 이어 후행투자(팔로우온)를 단행했다.


투자자들은 엔도로보틱스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 신주를 섞어 매입하는 형태로 자금을 납입했다. 신주 발행을 통해 회사로 유입된 자금은 약 95억원이다. 나머지 15억원 안팎의 자금은 구주 매출이다. 시드(초기) 라운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구주와 신주를 합친 총 투자 규모는 약 110억원이다.  


엔도로보틱스가 신규 투자를 유치한 건 2년 만이다. 2021년 8월 시리즈A 라운드를 열고 48억5000만원을 조달했다. 당시 투자자로는 케이넷투자파트너스, 패스파인더H, 케이그라운드벤처스, 세진메탈, 서울산업진흥원(현 서울경제진흥원), 한국기업가정신재단 등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은 약 2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엔도로보틱스가 투자 혹한기를 뚫고 대규모 펀딩(자금 모집)에 성공하며 저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1분기 벤처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60.3% 급감한 881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금액은 63.3% 감소한 1520억원으로 전체 17.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3년 전(31.9%)과 비교하면 14.7% 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투자 규모와 비중이 급격히 쪼그라든 상황에서도 선전한 셈이다.


기업가치도 껑충 뛰었다. 엔도로보틱스는 직전 라운드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몸값을 인정받았다. 외부 자금을 수혈하더라도 직전 라운드와 같은 몸값을 책정하거나, 오히려 몸값을 낮춰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들과는 다른 행보다. 그만큼 우수한 성장잠재력을 입증했단 평가다.


엔도로보틱스는 2019년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진과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진이 공동 설립한 의료기기 개발사다. 사제(師弟) 지간인 홍대희 기계공학과 교수와 김병곤 박사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주력 제품은 비침습 수술로봇 '로즈 플랫폼(RoSE Platform)'이다. 내시경에 탈부착 할 수 있는 형태로 고안해 소화기 내 초기 암질환을 무절제 치료할 수 있다. 로즈 플랫폼을 활용하면 흉터가 생기지 않고, 전신마취를 실시하지 않아 수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개복 수술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빨라 입원 기간이 짧고, 병원비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게 엔도로보틱스의 설명이다.


엔도로보틱스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제품 양산 ▲해외 시장 진출 ▲기술 고도화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뒤 진출할 수 있는 국가들을 먼저 겨냥한다. 제품 개발을 거의 완료한 만큼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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