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드라이브 건 지누스, 美 그림자 지울까
美 발주제한정책 직격탄…국내매출 두 배 확장 '승부수'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4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 소재 더현대서울 내 지누스매장 전경. (제공=현대백화점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지누스가 국내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텃밭인 미국에서의 지속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나아가 현대백화점그룹 편입으로 확보한 촘촘한 국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지누스가 전략대로 성공적인 국내사업 확장을 가져간다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수익성 역시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매트리스 전문기업인 지누스는 최근 올해 국내사업 매출 목표를 13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초 세운 1000억원보다 30%나 증액된 수치다. 특히 전년 연간매출이 673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두 배에 육박하는 매출 신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지누스의 국내 매출 확대 전략은 판매채널 다양화와 제품군 확대 등 크게 2가지로 축약된다. 우선 이 회사는 현대백화점그룹 편입으로 얻게 된 다양한 판매인프라를 통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실제 지누스는 작년 매트리스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더현대 서울과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충청점 등에서 대규모 체험형 팝업 스토어를 열어 약 50여만명의 소비자를 끌어 모았다. 올해도 연말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더현대 대구 등 총 9개 백화점에 공식 매장을 열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스페이스원 등 아울렛 점포에도 새로운 매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채널 다각화에도 나선다. 현재 지누스는 자사 온라인몰 외에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과 현대이제월 복지전문몰 내에 지누스 전문관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현대홈쇼핑 종합온라인쇼핑몰인 현대 H몰에서도 주요 제품을 판매하며 그룹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누스는 올 하반기 홈쇼핑 시장 출격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9월 현대홈쇼핑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형 홈쇼핑사들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지누스의 주요 매트리스 제품 판매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누스는 국내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품군 확대도 추진 중이다. 매트리스 제품군을 국내 소비자 취향을 겨냥한 한국 전용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존 중저가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난연 매트리스 '지누스 파이어가드', 300만원대 프리미엄 매트리스 '지누스 시그니처H1'를 선보이는 등 브랜드 고급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국내 영업망 확대와 제품군 강화를 통해 올 하반기 퀀텀점프 수준의 매출 확대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며 "특히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에 현대백화점그룹의 고급 유통망을 접목해 고객의 다양한 매트리스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누스가 이처럼 국내사업 확대에 집중하게 된 건 기존 텃밭이었던 미국의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미국사업의 경우 지누스 전체 매출의 84%에 달할 만큼 의존도가 큰 시장이다. 하지만 미국 현지 매트리스 고객사들이 재고 축소를 위한 발주제한정책을 지속하면서 지누스 전체 경영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지누스는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첫 해인 작년 연결기준 매출 1조1596억원과 영업이익 656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3.2% 소폭 늘었지만 수익부문에서 11.7%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올해는 매출마저 꺾었다. 올해 상반기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9.2% 감소한 4486억원, 영업이익은 64.1%나 급감한 135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미국사업 매출을 보면 3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4667억원 대비 22.2%나 추락했다. 사실상 지누스 전체 매출 감소분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온 셈이다. 결국 지누스 입장에선 미국사업을 만회할 대안이 필요했고 그룹 인프라가 탄탄히 구축된 국내를 택한 것으로 시장에선 해석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지누스가 계획한 국내사업 확장 정책 이면에는 규모의 성장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리스크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누스가 전략대로 성공적인 국내사업 확장을 가져간다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수익성 역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작년 5월 이윤재 지누스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와 유상증자 등을 더해 8790억원에 지누스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합병(M&A)금액은 현대백화점 그룹 설립 이래 최대 규모였다. 최근에는 추가 지분매입을 통해 지누스 지분율을 36.9%까지 끌어올렸다.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는 그룹 내 리빙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리바트와 현대L&C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그룹의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밝히면서 리빙사업부문을 전년 약 2조5000억원에서 2030년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누스는 이러한 현대백화점 전략의 핵심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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