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 IPO 본격화…한투證 '셀프상장' 논란 피할까
주관사 맡아 공모가 산정…마녀공장·나노팀 등 사전 투자기업 공모 흥행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액추에이터 전문기업 삼현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셀프상장'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장 주관사들이 사전에 투자한 비상장사 지분차익을 거두기 위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이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를 맡은 삼현은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했다. 총 상장 예정 주식은 977만1856주다. 공모(예정) 주식은 120만주로 전량 신주모집이다. 소송 등 예심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변수가 없다면 연내 상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현은 지난 1988년 설립된 회사다. 기계 장치를 움직이거나 제어할 때 사용하는 액추에이터를 생산한다. 자동차와 조선,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위아, 한화시스템 등이 고객사다. 최근에는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출처=감사보고서)

한투증권은 지난 2021년 11월 약 30억원을 들여 삼현 보통주 3485주를 취득했다. 당시 발행 주식과 취득 단가를 고려한 기업 가치는 655억원 수준이다. 보유 주식은 무상증자·액면분할을 거쳐 지난해 말 기준 39만320주(4.57%)로 늘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삼현의 몸값은 1000억원 안팎이다. 한투증권이 쏠쏠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한투증권이 셀프상장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셀프상장은 증권사가 자신들이 투자한 비상장사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는 것을 말한다. 보유 지분이 5% 이하라면 법적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일부 주관사가 지분차익을 거두기 위해 공모가를 높게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4월 토마토시스템 IPO를 주관한 교보증권은 공모가 희망밴드(1만8200~2만2200원)를 투자 단가(6520원)보다 3배 높게 제시해 눈총을 샀다. 토마토시스템은 공모흥행에 실패했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961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 역시 560억원대로 줄었다. 삼현의 공모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시 한투증권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출처=한국거래소)

하지만 최근 한투증권의 IPO 주관성적을 고려하면 셀프상장 논란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투증권이 사전에 지분을 취득했던 오브젠과 나노팀, 마녀공장이 올해 공모과정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공모가 희망밴드를 초과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우려와 달리 공모가를 적정하게 판단했다는 평가다.


전반적인 IPO 사업 분위기를 보더라도 한투증권이 지분차익에 욕심낼 이유도 적어 보인다. 한투증권은 올 들어 IPO 11개를 대표 주관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규모다. 다수 기업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결정하면서 약 9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거뒀다.


IB업계 관계자는 "셀프상장을 통해 지분차익과 수수료 수익을 모두 기대할 수 있지만, 공모 결과가 부진할 시 이익뿐 아니라 평판 저하라는 위험요소도 있다"며 "한투증권이 올해 IPO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이익을 거두려고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