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해외 진출기]
SK온, 포드·현대차 따라 美 진출
③합작사 영향…미국 생산량, 유럽의 4배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IRA 백서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해외우려기업(FEOC)으로 지정했다. FEOC로 지정된 국가의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 부품을 사용한 경우 오는 2025년부터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럽연합(EU)은 이 기회를 틈타 적극적으로 해외 배터리 기업 유치에 나섰다. 독일, 헝가리, 폴란드 등 주요 EU 회원국들은 배터리 기업 유치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우호적인 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딜사이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일어나는 현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한 해외 주요 국가들의 배터리 생산 및 공급 현황을 분석해보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것들을 조명해봤다. 


SK온 해외공장 현황. (자료=SK온)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표한 이후 배터리 제조사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유럽연합(EU)도 배터리법을 만들며 고객사 유치에 나섰지만 SK온은 미국 진출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독일에 수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있음에도 SK온이 미국에 가장 많은 규모의 공장을 갖추게 된 건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129Gwh)와 현대차그룹과의 합작공장(35Gwh) 덕분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SK온은 현재 가동 중인 충남 서산 10Gwh 공장 외에 헝가리 47.3Gwh, 중국 80.3Gwh, 미국 185Gwh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가동 예정이다. 유일한 유럽 공장이 위치한 헝가리의 4배에 달하는 규모의 공장을 미국에 짓고 있는 상황이다.


◆주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 美 공장 설립


지난 3월 31일 미국은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지침 규정안을 발표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4월 25일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손을 잡고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공식화하면서다.


SK온은 현대차그룹과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이는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양측 투자 총액은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다.


SK온은 아직 해외 완성차 업체들에는 배터리를 거의 납품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SK온이 특별한 전략을 가지고 공급망을 구성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협력사와의 관계가 더 중요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SK온은 생산하는 대부분의 배터리 셀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이밖에 포드, 페라리, 벤츠 등에도 소량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 5·6, GV60, GV70과 기아 EV6, EV9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아이오닉5에는 SK온의 72.6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됐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해당 모델의 배터리 용량을 77.4kWh로 늘려 주행거리를 429km에서 458km로 늘렸다.


아이오닉6에는 53kWh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간 스탠다드 모델과 77.4kWh 배터리를 단 롱레인지모델 2개로 나눠 차량 가격을 조절했다. 배터리 용량은 주행거리를 결정한다. 대신 배터리 용량이 높을수록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도 EV6에는 SK온의 77.4kWh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EV9에는 99.9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오는 9월부터 생산하는 아이오닉 5 N에는 84kWh 배터리가 들어가며 2024년부터 생산하는 아이오닉7에도 SK온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 해외 완성차 업체 중 美 포드에 주로 공급


현대차그룹보다 앞서 SK온은 2021년 5월 포드자동차와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을 설립하고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총 10조2000억원을 들여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연산 129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기지 3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켄터키주 글렌데일 일대에는 총 28만㎡(190만평) 부지에 각각 43GWh 규모의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한다. 43GWh 규모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도 지난해 착공했다. 해당 공장들은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SK온은 포드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데 블루오벌SK 공장들을 완공하면 포드에 납품하는 배터리 물량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 F-150 라이트닝에는 131kWh 용량을 갖춘 SK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해당 차량은 지난해 1만5000대 판매했으며, 올해는 7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포드 이외의 해외 완성차 업체들엔 배터리를 소량씩만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폭스바겐 ID.4, 메르세데스 벤츠 EQA·EQB, 베이징기차 아크폭스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2025년 생산할 페라리 SF90 스파이더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벤츠 EQA·EQB·EQC 등의 모델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SK온의 배터리가 들어가고 있다. 배터리 용량은 66.5kWh다. 1회 충전으로 최장 313km에 달하는 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폭스바겐 ID.4에는 77.4kWh 규모의 SK온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다.


재계 관계자는 "SK온이 현대·기아차, 포드 외에 벤츠, 페라리 등에 소량씩이라도 배터리를 납품하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라며 "슈퍼카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성능을 갖춰야 하기에 기술력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벤츠, 페라리와의 협업이 잘 이뤄진다면 추후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이 배터리를 납품하는 차량 중 미국 IRA 수혜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차량은 포드 F-150 라이트닝과 폭스바겐 ID.4 정도다. 폭스바겐 ID.4가 사용하는 SK온 배터리는 포드 F-150 라이트닝과 마찬가지로 미국 조지아주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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