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세니젠 스팩 합병 '기대반 우려반'
수수료 수익 쏠쏠, 고평가 우려도… 스팩 주주 설득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0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KB증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KB증권이 KB제23호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과 세니젠의 합병을 앞두고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자문·기업실사 수수료부터 전환사채(CB)까지 적잖은 수익이 예상되지만, 합병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곱지만은 않아서다.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합병 주관업무를 맡은 세니젠은 KB제23호스팩과 스팩 소멸 합병방식으로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합병비율은 1대 0.2398369, 합병 신주 발행가액은 8339원이다. 합병 안건을 다루기 위한 주주총회는 내달 15일 진행한다. 상장예정일은 11월 3일이다.


(출처=증권신고서)

세니젠과 KB제23호스팩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KB증권은 지난해 옵티코어에 이어 연달아 스팩 합병 주관 실적을 쌓게 된다. KB증권이 연속으로 스팩 합병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19년 예선테크(9월, 10호스팩)·소프트캠프(12월, 11호스팩) 합병 이후 약 4년 만이다. 과거 '스팩 강자' 이름값을 회복할 기회다.


스팩 합병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도 쏠쏠하다. 먼저 KB증권은 KB제23호스팩 상장 과정에서 책정한 인수수수료 잔여분(2억1000만원)을 챙길 수 있다. 스팩은 상장과 합병 두 차례에 걸쳐 인수수수료를 절반씩 지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합병 자문과 기업실사 명목으로 책정된 수수료(각 2억원)를 더하면 총 6억10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이 기대된다.


(출처=증권신고서)

스팩 설립 당시 투자한 CB의 보통주 전환까지 이뤄지면 이익은 더욱 커진다. KB증권은 현재 KB제23호스팩 CB 149만5000주(전환가액 1000원)를 보유하고 있다. 세니젠과의 합병비율을 고려하면 보통주 35만8556주로 전환할 수 있다. 단순히 합병가액을 곱하면 약 3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더블유씨피(WCP) 기업공개(IPO) 주관으로 거둔 수수료(34억원)와 맞먹는다.


KB증권과 세니젠이 스팩 합병 성사 기대감을 키우고 있으나 기업가치를 두고 이견이 나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 사업 경쟁력과 비교해 지나치게 우호적인 실적 추정치를 제시해 고평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니젠이 영위하는 식품안전 진단 사업이 투자자 관심을 끌기에 생소하다는 평가를 받는 점도 부담이다.


세니젠은 식품안전검사 제품(키트 등)을 제조·판매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6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5년 연속 늘었으나 두 자릿수에 달했던 매출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줄며 성장세가 둔화한 상태다. 또, 연구개발(R&D)과 인건비 증가 영향으로 첫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8년 이후 한 번도 영업흑자를 거두지 못했다.


(출처=증권신고서)

반대로 세니젠의 몸값이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의견도 있다. 세니젠의 합병가액(8339원)이 시리즈B 투자 당시 1주당 발행가인 8250원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제넥스트(Genext) 등 신규 제품과 악세서리 소모품(ForLabs) 매출이 정상화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실적 추정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옵티코어 합병 주관 과정에서도 고평가 논란을 겪었다. 스팩 주주 사이에서 합병반대 움직임이 나타나자 옵티코어의 목표 몸값을 한 차례 낮추면서 합병을 성사시켰다. 세니젠의 합병 여부가 결정되는 주주총회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스팩 주주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세니젠의 현재 기업가치가 2년 전과 유사해 보수적으로 책정됐다고 평가할 수도 있으나 최근 투자자 눈높이가 까다로워져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옵티코어 합병 주관 당시 수차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투자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냈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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