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후보에 'LG맨' 김영섭…주총 문턱 넘을까
5개월 경영공백 마무리 수순...8월 말 주총 승인 거쳐 CEO 공식 취임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6일 1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T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가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지난 4일 KT 이사회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김 후보는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으면 정식으로 KT CEO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지난 3월 말부터 CEO 공백기를 겪은 KT가 이번엔 별탈 없이 최종 선임 절차를 매듭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LG맨의 과감한 개혁 기대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일 김 후보를 포함해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차기 대표이사 후보 3인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수차례의 후보자 검증을 통해 김 후보가 최종 후보 1인으로 낙점됐다. 


추천위는 김 후보가 KT 기업가치를 높이고 대내외 신뢰 확보 및 협력적 경영환경을 구축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가진 인재라고 평가했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 후보는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 및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새로운 KT의 경영 비전 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대내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959년생인 김 후보는 경북사대부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한 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LG CNS 대표이사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정통 'LG맨'으로 활약했다. 


김 후보는 KT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 조직과 깊은 인연이 없기에 과감한 인적쇄신 및 조직개편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후보는 재무 전문가이자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특히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LG CNS를 이끌면서 경영 능력을 몸소 증명했다. 김 후보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LG CNS의 매출은 2015년 3조2303억원에서 2022년 4조9697억원으로 53.8% 증가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스마트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전환(DX)을 이끈 결과다. 통신회사를 넘어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진화 중인 KT에서도 김 후보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그들만의 리그' 비판 피하며 주총 문턱 성큼


KT 이사회는 이달 말 임시 주총을 열고 김 후보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임시 주총에 참여한 주식 중 60% 이상이 찬성하면 김 후보는 새 CEO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임기는 2026년 3월 말까지다. 


관련 업계는 이전 단독 후보자들과 달리 김 후보가 무난히 주총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 후보가 KT 내부 출신 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적어서다. 앞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이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각각 선정됐지만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후보 자격을 내려놨다.


경영 공백에 따른 혼란 수습이 시급한 현 상황도 김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KT는 지난 2월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포기 이후 5개월 넘게 CEO 공백기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등 경영상 주요 의사 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승진 대기 중인 상무보급 임원만 4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 안팎으로 더 이상 경영 공백은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조속한 새 CEO 선임으로 조직 쇄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KT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KT 지분 8.2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그 뒤를 현대자동차그룹(7.79%), 신한은행(5.57%) 등이 잇고 있다. 앞서 구 전 대표가 국민연금 반대에 부딪혀 연임이 좌절된 바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김 후보에 대해 어떠한 입장 표명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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