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결제대행 해외사업 적자고리 끊을까
이달 키르기스스탄 신규 법인 설립…해외법인 1분기 적자 지속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카니케이 자만굴로바 IPC 회장, 장길동 스마트로 사장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3사 간 주주간협약(SHA)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제공=BC카드)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BC카드가 본업인 결제대행 업무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달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현지에 새롭게 법인을 설립하고, 카드 승인 중계 및 정산 프로세싱 업무를 개시한다. 중장기 성격이 강한 사업전략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키르기스스탄에 현지 법인 'BCCARD Kyrgyzstan'(BC카드 키르기스스탄)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법인 설립을 위한 총 투자금액은 80억원으로, BC카드 키르기스스탄은 내달 18일 설립 예정이다.


◆ BC카드, 스마트로‧IPC와 결제 프로세싱 전문 합작법인 설립


BC카드는 이달 자회사인 부가통신사업자(VAN) 스마트로와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 산하 국영결제사업자 IPC(Interbank Processing Center)와 함께 현지 수도 비슈케크에 카드 결제 처리를 위한 프로세싱 전문 합작법인인 'BCCARD Kyrgyzstan'(BCKG)을 설립한다.


BCKG는 BC카드의 글로벌 결제 솔루션과 스마트로의 POS 기술 전수로 전문 매입사 역할을 수행한다. BC카드는 BCKG를 분산됐던 카드 결제 인프라를 통합해 각종 비용 절감하고 결제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K-금융 기술 기반으로 키르기스스탄 금융시장 선진화 및 사회적 후생 제고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각 사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BCKG의 총 자본금은 10억4400만 KGS로 당시 환율 기준 약 152억원이다. BC카드가 52.5%, IPC와 스마트로가 각각 30%, 17.5%의 지분을 나눠 갖는다. 이는 지난 5월 3사가 양국 정부 지원 하에 키르기스스탄 내 금융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이뤄낸 첫 결실이다.


BCKG 설립의 배경에는 카드 산업에 대한 현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2018-2024 국가발전계획'에 따라 GDP의 약 72%에 달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확대는 물론 경제 선진화를 앞당기고자 카드 산업을 적극 활성화하고 있다.


현지 중앙은행에 따르면 연간 카드 결제금액은 2021년부터 매년 10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은 카드산업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도 키르기스스탄의 연간 GDP 대비 카드 거래 비중이 올해 8%서 2033년 32%까지 4배 가까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 결제 프로세싱 사업 집중…수익성‧공익성 동시 공략


BC카드의 해외 진출 전략은 국내 경쟁 카드사들이 대부분 현지 파이크로파이낸스사를 인수하는 방식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현지 소액대출 또는 할부금융 업무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반면 BC카드는 결제 네트워크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키르기스스탄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결제 네트워크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 'BCCARD VIETNAM'은 결제 단말기와 결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법인 'Bccard Asia Pacific'도 결제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BC카드의 해외 사업 전략의 특이성은 수익성 확보와 더불어 현지 진출 국가의 금융 인프라 구축 등 공익적인 요소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키르기스스탄 현지 카드 산업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결제 인프라에 대한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키르기스스탄의 결제 인프라는 은행별로 분산돼 있어 하나의 가맹점에 복수의 단말기가 설치돼 왔다. 특히 단말기 설치 은행과 카드 발급 은행이 다를 경우 국제브랜드사의 결제망에 일부 의존하는 등 프로세싱 과정이 복잡해 가맹점에 보다 높은 결제수수료가 부과됐다.


은행도 자체 가맹점 규모 대비 비용 관점에서 가맹점을 추가 확대할 유인이 부족했다. 때문에 자국 내 전체 가맹점 중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은 지난해 말 기준 여전히 3%(1만3000여개) 수준이다.


이에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세계적 수준의 카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온 우리나라를 주목했고, 한국 내 최대 규모의 결제 프로세싱 기업인 BC카드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했다. 실제 BC카드는 지난 5월 양국 금융당국의 다각적인 지원에 힘입어 IPC 및 스마트로와 현지 결제 인프라 구축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다만 금융 인프라 구축이라는 중장기 사업의 특성상 해외 법인을 통한 수익 확대가 당분간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BC카드의 해외 법인은 모두 적자를 기록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장기 성격이 강한 결제대행 인프라 사업의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성 확보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결제‧카드 산업  인프라 구축 '초점'…단기 수익성 확보 '약점'


향후 BC카드 키르기스스탄 법인은 현지 유일의 전문 매입사로서 3사의 기술력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결제 인프라 혁신과 카드 산업 활성화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지 당국으로부터 핵심 라이선스도 모두 획득해 이른 바 '퍼스트무버'(Fisrt-mover)로서 차별화된 경쟁력도 갖춘다.


먼저 BCKG는 일원화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BC카드의 글로벌 결제 솔루션 'BAIS(Beyond Acquiring Integrated System)'를 활용해 최소한의 개발로 현지에서 발생하는 카드 거래와 더불어 QR, NFC 등 각종 간편결제를 처리한다. 또한 스마트로의 POS단말기 및 앱(App) 결제 기술력을 통해 가맹점별 규모 및 환경에 따라 맞춤형 결제환경을 보급한다.


BC카드는 40년간 축적해온 결제 프로세싱 기술력을 전수받아 가맹점 모집‧관리, 거래승인 중계, 전표매입, 정산 등 전문 매입사로서 제반 업무도 수행한다. 더불어 이커머스(e-commerce)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 PG(Payment Gateway)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밖에 은행들이 개별 관리하는 가맹점 및 단말기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VISA 등 해외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해소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은행은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고, 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BC카드 관계자는 "키르기스스탄의 결제 혁신은 물론 유사한 문화와 환경을 가진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의 디지털 결제 전환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K-금융의 DNA와 세계적 수준의 결제 기술로 중앙아시아 내 디지털 금융 혁신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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