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역습…美신용등급 강등에 'TMF' 곤두박질
올해 서학개미 순매수 1위 TMF, 불안한 금리 흐름에 연내 최저점 기록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17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올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원픽'으로 올라선 미 국채 추종 상장지수펀드(ETF)가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올해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개인투자자들도 공격적인 채권 투자에 나섰지만 채권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대다수가 손실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국채 불 3X(종목코드 TMF)' ETF다. 연초부터 누적 7억4139만달러(약 9631억원) 규모의 순매수 자금이 몰렸다. 이 채권 ETF는 만기 20년 이상 초장기 미국 국채로 구성된 지수(ICE U.S. Treasury 20+ Year Bond Index)에 따라 3배로 수익률이 결정된다.


지난해 내내 거듭된 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 ETF로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채권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에만 금리를 동결했을 뿐 2월, 3월, 5월, 7월 등 올해 열린 나머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마다 연이어 금리 인상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추면서 채권시장의 약세 압력은 가중됐다.


미국 시장금리의 지표로 통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는 올 초 3.8%대에서 이달 4.1%대로 높아졌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역의 관계이기에 올 초 대비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TMF의 기초자산처럼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회수기간)이 길어지는데 이는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결국 TMF 주가는 2일(현지시간) 기준 6.57달러로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올해 어떤 가격에 샀든지 현재까지 서학개미의 9631억원 규모 순매수 자금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식만 보던 개인투자자들이 채권까지 다양하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까지는 바람직한 투자 방식"이라면서도 "채권은 금리 변화에 따른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정적인 이자를 기대하는 안전자산의 성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민감도가 높은 초장기물을 무려 3배로 추종하는 것은 너무 과감하고 리스크가 큰 투자"라고 지적했다.


다만 금리 인상 막바지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던 채권 가격도 바닥을 치지 않았겠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두고 최후의 순간까지 대치하는 데서 보이는 거버넌스 악화를 비롯해 미국의 재정 악화 전망, 국가채무 부담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특별한 이슈가 발생한 것은 아니어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물가 둔화세도 두드러지고 있어 추가적인 변수만 등장하지 않는다면 금리 불확실성은 앞으로 걷히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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