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가 점찍은 드라마社]
매출 9배 늘어난 '래몽래인', 투자사 대박수익
① FI, 267억 신주 투자...대성창투·메이플투자·SBI인베스트 등 엑시트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11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래몽래인은 지난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제작해 대박을 터뜨리면서 문화콘텐츠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재무적투자자(FI)·전략적투자자(SI)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육성하는 밑거름으로 썼다. 성과는 곧바로 나왔다. 지난 10년 새 매출을 9배 이상 끌어올렸고,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투자사들은 멀티플(배수) 3~6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거뒀다.


3일 문화콘텐츠 투자 업계에 따르면 래몽래인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벤처캐피탈·자산운용사 등 다수의 FI로부터 총 267억원의 신주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전환우선주(CPS)·전환사채(CB)·보통주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 SI 참여까지 합치면 투자금액은 350억원에 육박한다.


◆ 제작비 떠안고 IP 확보 전략...대성창투 등 VC 투자 봇물


래몽래인은 지난 2007년 김동래 대표가 주도해 설립했다. 김 대표는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의 부사장을 역임하며 '주몽'(2006), '황진이'(2006), '프라하의 연인'(2005) 등을 제작한 이력이 있다. 래몽래인은 회사 설립 4년 차인 2010년 퓨전 사극인 '성균관 스캔들'을 내놓으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과감한 베팅이 주효했다. 제작비 약 60억원을 직접 부담하고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당시 업계 관행과 다른 행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드라마 제작사들은 흥행 실패로 인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드라마 IP를 방송국에 넘기는 대신 제작비 대부분을 보전 받는 방식을 택해왔다. 


래몽래인은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신인 배우를 주연으로 발탁하고 직접 육성한 신예 작가를 기용하는 등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성균관 스캔들'은 최고 시청률 14.3%를 기록하며 흥행작 반열에 이름을 올랐다. 방영권이 일본·동남아·미주 등에 추가로 판매되면서 드라마 누적 매출은 150억원 수준으로까지 늘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송중기·유아인·박민영 등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때부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하우스는 국내 벤처캐피탈인 대성창업투자다. 2013년 진행된 시리즈A 투자 단계에 참여해 8억원을 투자했다. 또 같은 시기 발행된 제1회 CB를 12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투자자문사인 DS투자자문(현 DS자산운용)도 12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래몽래인의 투자 전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약 80억원에 불과했다.


래몽래인은 2014년 12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탈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2017년 2월 '센트럴투자파트너스'와 '피앤아이인베스트먼트'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20억원, 1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7월에는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20억원을, 이듬해 9월에는 'SBI인베스트먼트'가 50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2019년부터는 SI들의 투자도 잇따랐다. 7월 시각특수효과(VFX) 업체인 '위지윅스튜디오'가 래몽래인의 유상증자에 참여, 5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지분 39.3%)에 올랐다. 2021년 9월에는 '위지윅스튜디오'가 게임 제작사인 '컴투스'에 약 1606억원에 인수되면서, 래몽래인은 컴투스그룹에 편입됐다. 같은해 12월 래몽래인은 코스닥 시장 이전상장에 성공했다. 시가총액은 1000억원대 달했다.


◆ 꾸준한 드라마 제작, 매출 9배 급증…FI, 멀티플 6배 육박


래몽래인은 FI와 SI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드라마 제작비로 활용했다. 매년 2~4편의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해 방영했다. 다수 드라마 흥행에 힘입어 회사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2013년 52억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444억원으로 불었다. 연 평균 상승률이 26.7%에 달한다. 이 기간 주요 흥행작으로는 ▲야경꾼일지(2014년 최고시청률 12.7%) ▲엽기적인 그녀(2017년 11.4%) ▲거짓말의 거짓말(2020년 8.2%) 등이 있다.


최근 흥행작으로는 지난해 12월 JTBC에서 방영된 송중기·이성민 주연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있다.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했다. 래몽래인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발휘된 작품이다. 총제작비 352억원 중 절반(176억원)을 직접 부담해 IP의 50%를 확보했다. 나머지 절반은 공동 제작사인 'SLL중앙'(옛 JTBC스튜디오)이 댔다. 이 드라마 제작을 담당한 특수목적회사(SPC)의 자산총액은 올 1분기 기준 407억원으로 향후 매출이 더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래몽래인의 성장은 FI의 고수익으로 이어졌다. 초기 투자자인 대성창투는 2015~2019년에 걸쳐 투자회수(엑시트)를 단행해 멀티플 3배가 넘는 성적을 거뒀다. 코스닥 이전상장 이듬해인 2022년에는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지분 전량을 장내 매도 및 대주주 콜옵션 행사 형태로 회수해 총 120억원을 확보했다. 투자 4년 만에 멀티플 6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같은 기간 'SBI인베스트먼트'도 엑시트에 나서 보유 지분을 전부 장내 매도해 136억원을 벌었다.


래몽래인은 IP를 확보해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제작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올 초에는 JB우리캐피탈·이지스자산운용·웰컴자산운용 등으로부터 90억원의 CPS 투자를 유치해 드라마 제작비를 확보했다. 래몽래인은 현재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연재된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하는 드라마 '지옥사원'의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약 4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개봉 예정일은 오는 2025년이다.


문화콘텐츠투자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중반부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빠르게 성장했고, 드라마 방영권 판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문이 열렸다"며 "유명 배우를 섭외해 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작을 제작하고 비용을 직접 부담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케이스가 늘었으며, 래몽래인도 이같은 전략을 구사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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